웨딩링 시작이 된 ‘티파니’
정교한 원석 커팅기술로, 다이아몬드 광채 극대화
‘불가리’는 금속 꼬는 공법 활용… 납땜자국 없이 매끄럽게 디자인
미국의 저명한 저자이자 경영학자인 스티븐 코비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통해 출세를 위한 처세보다는 수련을 통해 인격을 형성함으로써 성공하는 길을 제시했다. 많은 주얼리 브랜드 역시 어떠한 처세보다도 최고 품질의 소재(원석)를 사용하여 장인 정신으로 제품을 제작하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다.
하지만 자기PR(Public Relations) 시대에 더 이상 겸손은 미덕이 아니다. 기본적인 가치는 지키되 사실에 기반한 새로운 스펙 하나 정도 추가하는 것이 그리 남사스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주얼리 브랜드들이 가지고 있는 독창적인 기술이나 다른 산업현장에서 활용되었던 기술을 도입한 제품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티파니 세팅 링
티파니(Tiffany & Co.)에서 1886년 선보인 티파니 세팅 링은 오늘날 알려진 다이아몬드 웨딩 링의 근간이 되었을 뿐 아니라 오늘날 티파니의 명성을 가장 잘 대변하는 상징물이다. 티파니 창시자 찰스 루이스 티파니(Charles Lewis Tiffany)는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가 지닌 본연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반지를 창조하고자 하였고, 다이아몬드를 밴드 위로 들어올려 다이아몬드 원석의 정교한 커팅을 통해 드러나는 광채를 극대화시킨 디자인을 선보였다.
세계 최초로 밴드와 다이아몬드를 분리시킨 디자인으로 6개의 프롱(육지세팅)이 다이아몬드를 밴드 위로 완전히 들어 올림으로써 빛이 하단까지 통과해 다이아몬드의 광채를 최대한 살린 것이 특징이다.
티파니 트루 링
광채, 빛 그리고 명암을 극대화시킨 다이아몬드 커팅이 돋보이는 티파니 트루(Tiffany True)는 2019년 첫선을 보인 웨딩 링이다. 기하학적이고 수려한 라인과 정교함이 특징이다.
브랜드가 지닌 다이아몬드 커팅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컷을 창조했다. 원석의 중심 패싯의 표면 노출 면적을 증대시켜 한층 고조된 빛의 대비와 분산을 통해 광채를 극대화하였다.
불가리 세르펜티 투보가스
불가리의 전설적인 아이콘 세르펜티의 투보가스 라인은 불가리만의 독자적인 기술로 만들어져 뛰어난 유연성과 최상의 착용감이 특징이다. 금속을 꼬아 만든 가스 파이프와 닮아 투보가스(Tubogas)라 이름 붙은 이 기법은 1940년대 후반 이래 주얼리 제작에 사용됐다.
불가리는 투보가스 브레이슬릿에 시계 다이얼을 삽입하며 극도로 스타일리시한 세르펜티 워치를 탄생시켰고 1970년대 시계, 브레이슬릿, 네크리스, 링으로 소개하며 디자인을 다시 부활시켰다.
까다로운 제작 과정을 거치는 투보가스는 가운데 스틸 주위로 기다란 골드나 스틸 밴드를 감아 만든다. 밴드를 감으면서 밴드의 곡선 윤곽이 서로 맞물려 내부 구조를 완벽하게 감춘다. 전문 금 세공인이 납땜 과정 없이 완성하며, 휘감긴 밴드 자체의 유연성이 투보가스 고유의 탄력을 만들어낸다.
스티븐 웹스터 CH2 컬렉션 크리스털 헤이즈
1990년대 초반 스티븐 웹스터에 의해 개발된 크리스털 헤이즈(Crystal Haze) 기법은 레이저 절단 공정을 사용하여 두 개의 원석을 레이어링 하고 결합하는 기법이다. 상단의 레이어는 하단의 원석의 색상을 향상시켜주는 돋보기 역할을 해주며, 제품을 보는 방향에 따라 수백 가지 각도로 빛이 투과돼 홀로그램 효과를 생성하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홍동욱 롯데백화점 와치&주얼리 치프바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