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동아국제금융포럼] 추경호 경제부총리 축사서 밝혀 작년 노벨경제학상 美 카드 교수 “우크라 사태-中 코로나-인플레 직면… 韓, 제조업 품질 향상서 해법 찾아야”
26일 ‘2022 동아국제금융포럼’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축사를 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범정부 차원에서 과감한 규제 혁파를 하겠다.”(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한국이 당면한 과제를 극복하기 위해선 제조업 분야에서 ‘품질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데이비드 카드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
26일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최해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2 동아국제금융포럼’에서 추 부총리는 축사를 하며 ‘규제 개혁’을 강조했다. 실제 정부는 미래 산업 등 신분야에 대해선 안 된다고 규정한 것 빼고는 다 해도 되는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각 정부 기관별로 규제 감축 목표도 설정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추 부총리는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들에 비해 세율도 높고 구조도 복잡한 법인세에 대한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현재 25%인 법인세 최고 세율을 낮추고 법인세 과표 구간을 단순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인플레-고령화 등 한국 경제 문제점 극복하려면… 26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2 동아국제금융포럼’에서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카드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가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그는 인플레이션, 고령화 등 한국 경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선 제조업의 품질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올해 10회째인 이번 포럼은 ‘팬데믹 이후 한국 경제와 금융의 성장 전략’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추 부총리와 윤재옥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국민의힘 의원)이 축사를 했고, 주요 금융지주 회장, 은행장, 금융 유관기관 단체장 등이 참석했다.
추경호 “규제 모래주머니 확 벗길 것”… 반도체 인허가 속도낸다
경제부총리 축사서 ‘법인세 개선’ 밝혀
“재정 주도의 정책 운용서 벗어나 민간-시장-기업 중심의 환경 조성, 금융 세제 지원도 아끼지 않을 것”
반도체 산학연계로 인력 키우고 친환경 선박 개발-수주 지원하기로
2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2 동아국제금융포럼’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추 부총리는 “범정부 차원의 과감한 규제 혁파를 통해 기업의 자율과 창의를 짓누르고 있는 모래주머니를 벗겨드리겠다”며 세제, 금융 지원 등을 강조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2 동아국제금융포럼’에서 축사를 통해 “법인세 개선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포스코, 한화 등 대기업들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자 기업 부담을 덜어주는 규제 완화로 민간 중심의 성장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 秋 “착안대국 착수소국”
추 부총리는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는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심각한 요소로 꼽았다. 그는 “2030년대부터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0%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고를 그 어느 때보다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OECD는 지난해 내놓은 2060년 재정 전망 보고서에서 정책 대응 없이 현 상황이 유지된다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33년 0.9%로, 처음 0%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추 부총리는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릴 방법이 민간에 있다고 봤다. 그는 “재정 주도의 정책 운용에서 벗어나 민간과 시장, 기업 중심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투자가 활발히 일어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재정 건전성 강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국가 부채의 빠른 증가는 가계부채와 함께 정책 대응 여력을 상당히 제약한다”며 “건전 재정 기조를 확립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거시정책도 한국은행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최적의 정책 조합을 만들어나가겠다”고 했다.
추 부총리는 ‘착안대국 착수소국(着眼大局 着手小局)’이라는 말로 경제팀의 기본자세를 설명했다. 이는 대국적으로 생각하고 멀리 보되, 실행은 국지적 형세를 잘 살펴 한 수 한 수 집중하는 것이 승리의 길이란 바둑 용어다. 추 부총리는 “세계적, 시대적 변화의 흐름을 폭넓게 보고 정책 방향을 정하되, 정책 실행은 현장 상황에 맞게 한 수 한 수 세심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국내 반도체 투자 확대 지원”
정부는 잠재성장률 하락, 저출산·고령화로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신산업 창출과 함께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산업 혁신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핵심 원료 공급 안정성 제고 등 주력 산업별로 맞춤형 대책을 추진한다.반도체에 대해선 국내 투자 확대를 위해 투자 관련 각종 인허가가 빨리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꾸준히 문제로 지적된 반도체 전문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학연계 등 인력 육성 방안도 마련한다. 조선은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 개발과 수주를 중점 지원할 계획이다.
김 기획관은 “이차전지의 경우에는 원료가 되는 핵심 광물이 공급 측면에서 많은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공급 안정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차세대 이차전지 기술 확보를 위해 민간과 정부가 함께 연구개발(R&D)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