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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감 중도보수 후보들 “내가 1등”… 상대 깎아내리기

입력 | 2022-05-27 13:41:00


서울시교육감 사전투표가 27, 28일 진행되는 가운데 중도보수진영 후보들은 사전투표 시작 이후에도 단일화에 실패했다. 이를 의식한 듯 각 후보들은 27일까지 각자 지지 선언을 받은 사실을 강조하면서 ‘내가 여론조사 1위’라며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단일화 협상 대신 상대 중도보수 후보에 대한 ‘깎아내리기’를 통해 표 결집에 나서는 양상이다.
●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들 서로 “내가 1등”

조전혁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에서 열린 서울시교육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자리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조전혁 후보는 최근 데일리안과 좋은교육감세우기학부모연합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3곳(여론조사공정(주), 유앤미리서치, PNR)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중도보수 후보 중 1위로 경쟁력에서 선두를 나타냈다고 이날 밝혔다. 조 후보는 또 자신과 진보진영 조희연 후보(현 서울시교육감)가 양자 대결시 2개 기관 여론조사에서 자신이 조희연 후보를 제쳤다고 했다.

자유우파 진영 80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조전혁으로 서울교육감 중도보수 후보 국민단일화 연대’(조전혁 국민단일화 연대)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조전혁 국민단일화 연대는 “박선영, 조영달 후보를 찍으면 조희연 후보를 찍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선영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에서 열린 서울시교육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자리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선영 후보 역시 연일 여론조사 결과를 홍보하고 있다. 그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KBS MBC SBS 방송 3사가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 내가 중도보수 1위로 나왔다”며 “지난번에도 1위였지만 확고하게 굳어진 것 같아서 정말 기쁘고 고맙다”고 썼다. 방송 3사가 코리아리서치와 한국리서치, 입소스에 의뢰해 23~2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조희연 후보가 25.4%, 박 후보가 11.1%, 조전혁 후보가 9.6%, 조영달 후보가 3.0%이었다는 내용을 인용한 것이다.

박 후보는 25일에는 “어제도 서울경제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역시 제가 또 1등”이라며 “많은 국민이 신뢰하는 언론사에서 역사가 오래되고 검증된 여론조사기관이 실시한 결과가 당연히 객관적”이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26일 ‘서울시 중도보수 교육감 단일화를 위한 시민사회 지도자회의’가 자신을 지지했다며 “중도보수 교육감 단일화가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 단일화 대신 ‘서로 깎아내리기’ 중도보수
박선영 조전혁 후보에 비해 지지율이 낮은 것으로 나오는 조영달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지 않고 있다. 다만 선거운동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상대 후보에 대한 ‘깎아내리기’에 나서는 건 단일화에 실패한 중도보수 후보 3인 모두 비슷하다.

조영달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에서 열린 서울시교육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자리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조영달 후보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22 서울교육감 선거 대진표’라는 이미지와 함께 한 표를 호소했는데 여기에 박선영 후보는 ‘동성애/페미 논란, 사퇴 후 재등장’, 조전혁 후보는 ‘학교폭력 가해자, 미친X 막말, 정치인 출신’이라고 적고 ‘X’ 표시를 했다.

박선영 후보는 최근 페이스북에 “쌍욕쟁이, 학교폭력 가해자를 선택하겠느냐. 좌파인지 우파인지 정체성이 의심스러운 자를 뽑겠느냐”며 조전혁 조영달 후보를 동시에 비판했다. 조전혁 후보는 박선영 후보가 자신을 지지했다고 밝힌 단체들 중 일부가 해당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다면서 “보수우파 단체들을 ‘피싱’한 박 후보는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중도보수진영 내에서는 이러한 후보들의 모습에 위기감과 실망이 커지고 있다. 이번에는 꼭 단일화에 성공하겠다며 지난해 연말부터 단일화 시도를 시작했던 만큼 허탈해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박선영 조전혁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비슷하게 나오는 데다 이미 선거비용도 많이 써서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조희연 후보에게 지면 대역죄인이 되고 4년 뒤엔 다시 후보로 나올 수 없다고 해도 설득이 안 된다”고 단일화 추진 상황을 전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