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공 남산의 부장들 1·2/김충식 지음/각 344쪽·각 1만9000원·블루엘리펀트
야사(野史)는 언제 읽어도 재밌다. 여기에 마치 영화를 보듯 생생한 사람 이야기가 더해지면 게임 끝이다. 더구나 베일에 싸인 정보기관 이야기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영화로도 제작돼 큰 인기를 끈 베스트셀러 ‘남산의 부장들’ 저자가 속편을 냈다. 이번에는 저자 표현대로 시작부터 ‘유혈 낭자했던’ 제5공화국의 국가안전기획부장들 이야기다. 베테랑 언론인 출신답게 전직 안기부 요원부터 청와대 관계자, 외국 학자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인터뷰를 통해 1980년대 한국 정보기관의 민낯을 생생히 드러냈다.
5공 안기부의 서막은 12·12쿠데타를 일으킨 장본인으로, 쿠데타 직후 중앙정보부(안기부의 전신) 부장에 ‘셀프 취임’한 전두환이 열었다. 그는 1980년 6월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장에 취임하기 전까지 약 한 달간 중정을 직접 이끌며 연간 예산의 15%에 달하는 120억 원을 통치자금으로 쓴다. 국가안보 예산을 정치자금으로 전용한 것이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