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학 교과서의 인종 차별적 삽화가 논란이되고 있다(웨이보 갈무리)© 뉴스1
중국 초등학교 교과서 삽화 논란이 일파만파다. 시작은 삽화 속 인물 표정 문제였지만 이후 성희롱과 매국(賣國) 논란이 겹쳐 교육부가 전수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28일 신징(新京)보를 비롯한 중국 매체에 따르면 발단은 25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올라온 글이었다. 최근 중국 초등학교 교과서 삽화 인물이 과거보다 못생겨졌다는 것이었다. 특히 눈이 이상한데 눈동자가 초점을 상실해 어디를 바라보는지 모르게 묘사됐다는 것이다. 또 인물들이 대부분 혀를 내밀고 있다는 것도 지적했다.
이에 공감한 누리꾼들이 증가하면서 ‘다른 것도 문제’라는 식의 글이 이어졌다. 치마 입고 고무줄 놀이하는 여학생 속옷이 드러난 삽화, 술래잡기하는 남학생이 여학생 치마를 들어 올리려는 삽화도 있다는 것이었다. 토끼 귀 모양 머리띠를 해 ‘바니걸’을 연상시키는 복장의 여학생도 있고, 남학생 주요 신체 부위를 유난히 부각시킨 삽화도 지적됐다. 이밖에도 중국 국기 오성홍기가 거꾸로 그려진 삽화, 삽화 속 학생들이 성조기를 연상케 하는 옷을 입었다는 문제 제기도 있었다. 일부 누리꾼은 “매국노가 출판사에서 간첩 노릇을 하고 있다”고까지 주장했다. “과거 삽화가 다소 엄숙하긴 했지만 중국 특성을 잘 반영해 오히려 더 나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는 28일 웨이보에 “교과서는 글자 한 자, 그림 하나가 정교해야 하고 높은 기준과 엄격한 요구에 따라 제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공산당의 입’으로 불리는 후시진(胡錫進) 전 환추시보 편집인도 이날 논평에서 “교과서 삽화 문제는 누가 보더라도 분개할 일”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인 만큼 엄격히 조사해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