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률 경남경찰청장
이상률 경남경찰청장은 2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국회를 통과한 수사기소 분리 법안으로 경찰의 권한이 강화된 만큼 이에 따른 경찰의 책임도 커졌다”고 강조했다. 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시대가 변했다고 해도 주민들이 위험할 때 제일 먼저 도움을 청하는 게 경찰 아닌가. 전국에서 주민들이 가장 믿을 수 있는 경남경찰이 되겠다.”
이상률 경남경찰청장(56)은 2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일선 경찰들이 사기가 떨어지는 일들도 있었지만 경찰은 영광스러운 봉사직이란 사명감이 늘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말 부임한 이 청장은 1년 전 출범한 자치경찰제에 이어 최근 국회를 통과한 수사기소 분리 법안으로 경찰의 권한이 강화된 만큼 이에 따른 경찰의 책임도 커졌다고 강조했다. 이 청장은 “수사개혁 과제 안착이 경찰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
수사력 강화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이 청장은 “경찰 수사력이 검찰에 비해 떨어진다는 지적은 늘 있어 왔다”며 “최근엔 과학기술 발달로 신종 범죄가 늘어 경찰에 변화를 요구하는 범위가 더 커졌다”고 밝혔다. 경남경찰청은 이를 위해 경찰 업무 전반에 드론 빅데이터 등 과학기술을 적용하고, 과학적 방법론과 절차를 접목해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맞춤형 스마트치안 서비스를 창출할 계획이다.
이 청장은 또 “앞으로 경찰의 역할은 범죄가 발생한 뒤 개입하는 사후적 조치에서 벗어나 선제적 예방에 중점을 둔 활동으로 전환돼야 한다”며 “경찰의 실질적인 치안 역량을 높여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여성 아동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잇따라 국민적 공분과 우려를 낳고 있다”며 “흉악한 범죄로부터 사회적 약자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도록 현장 대응력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계획을 현실화하기 위해 이 청장은 ‘경찰 조직 간 협업’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언론에 보도된 김해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과 마산 전자팔찌 훼손 도주 사건처럼 경남경찰청 수사부서와 경찰서 간 협업을 통해 사건을 해결한 것도 선례가 된다”고 했다. 이 청장은 ‘주민 속에 살아 숨 쉬는 따뜻한 경찰’이 경남경찰이 추구하는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를 ‘경남 문화경찰 출발의 원년’으로 선포하기도 했다. 그는 “미술전시회와 음악회 개최 등 그동안 과중한 업무에 비해 복지가 적었던 경찰 직원에게 다양한 문화활동을 지원하고 있다”며 “주민과 함께하는 문화활동을 통해 주민과의 공감대도 더욱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이 청장은 “주민에게는 따뜻하면서도 범죄와의 최일선에선 민주주의의 수호자로서 강인한 역할을 모두 해내는 경남경찰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남 김해 출신인 이 청장은 경찰대(4기)를 졸업하고 1996년 경남경찰청 전경대장으로 부임했다. 이후 경남청 정보과장, 경찰청 정보1과장, 서울경찰청 공공안전차장 등을 역임했다.
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