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지속-산불에 목초 부족해져 사료값도 치솟자 기르던 소 처분 더 저렴한 돼지-닭고기로 눈 돌려
미국에서 가뭄과 산불, 인플레이션으로 미국인이 즐겨 먹는 소고기 스테이크와 햄버거 가격이 급등할 조짐이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소를 키우는 농가들이 치솟는 사료 값을 감당하지 못해 소를 내다 팔면서 사육하는 소가 줄고 있어서다. WSJ는 “소비자는 더 저렴한 돼지고기 닭고기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소 사육 농가들은 기르던 소를 빠르게 처분하고 있다. 미 서부의 지속적인 가뭄으로 목초지가 바짝 말라버렸고 여기에 산불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부족한 목초는 사료를 구입해 충당해야 하지만 인플레와 공급망 문제로 사료 가격도 급등했다. 버지니아주에서 4대째 목장을 하는 제니 앨더슨 씨는 기르던 소 250마리 가운데 75마리를 최근 처분했다. 앨더슨 씨는 “많은 목장주가 빚더미에 올랐고 앞으로 몇 년 안에 파산하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농무부는 내년 소고기 생산량이 올해보다 7% 감소할 것이며 소고기 값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달 미 소고기 소비자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4% 올랐다. 미 축산업계는 최근 2년간 호황을 누린 JBS 같은 대형 육가공업체들도 비용 상승 여파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