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도시’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가로등은 분홍빛이다. 노을이 질 무렵 핑크색 가로등이 하나둘씩 켜진다. 카사노바가 살았던 도시답게 세상이 마법적인 색채 속에서 낭만적으로 변화하는 시간이다. 그래서 베네치아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곤돌라를 탈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해질 녘에 타야 한다. 줄무늬 티셔츠를 입은 뱃사공이 노를 저으며 칸초네를 부를 때, 잔잔하게 흔들리는 물결까지 온통 장밋빛으로 물들기 때문이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