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헤어질 결심’은 어떤 영화 브로커 송강호, 선과 악 사이 고뇌… 인간성 지키는 모습 섬세하게 소화 ‘헤어질…’ 형사-미망인 ‘끌림’ 그려… 칸 황금종려상 ‘슬픔의 삼각형’
제75회 칸영화제를 사로잡은 송강호 주연의 영화 ‘브로커’와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 각각 다음 달 8일과 29일 국내 개봉된다.
배우 송강호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긴 ‘브로커’는 2018년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한 첫 한국영화다. 송강호는 베이비 박스에 버려진 아기를 훔쳐 아이가 필요한 부부에게 판매하는 브로커 상현 역을 맡았다. 상현이 베이비 박스에 버려진 아기 우성이를 데려왔다가 친모 소영(이지은)에게 이 사실을 들키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아이를 좋은 부모에게 입양시키고 돈도 벌기 위한 여정에 동행한 이들은 작은 선의를 주고받으며 또 하나의 가족이 된다. 송강호는 선과 악의 경계에서 고뇌하며 끝내 인간적인 면모를 잃지 않는 상현 역을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감독에게 감독상을 안긴 ‘헤어질 결심’은 수사멜로극이다. 강력계 형사 해준(박해일)이 절벽에서 떨어져 사망한 남성의 부인 서래(탕웨이)를 용의선상에 놓고 수사하며 서로에게 빠져드는 이야기다. ‘미장센의 천재’라 불리는 박 감독은 베드신과 같은 자극적인 장면 없이 줌인과 줌아웃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며 깊어졌다가도 멀어지는 인물의 심리를 절묘하게 표현해냈다. ‘아가씨’로 2016년 칸영화제에서 미술상을 수상한 류성희 미술감독은 두 인물이 머무는 공간 곳곳에 굽이치고 요동치는 산과 바다의 형상을 배치해 인물의 감정을 공간적으로 확장했다. 영국의 영화전문지 스크린인터내셔널이 “비주얼적으로 매우 아름다운 영화”라고 극찬한 이유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