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한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신장위구르 자치구 인권 문제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중국 정부에 대테러 정책의 재검토를 촉구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에 의한 ‘인권 탄압 의혹’은 해소하지 못하며 17년 만에 이뤄진 유엔 최고인권대표의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방문이 이렇다 할 소득 없이 마무리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바첼레트 대표는 중국 방문 마지막 날인 28일(현지시간)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국제 인권 기준을 준수하도록 대테러 정책 재검토를 촉구했다”며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대테러 정책이 위구르족과 무슬림(이슬람 교도) 소수민족의 인권에 미치는 영향, 독립적인 사법 감독의 부재와 무력사용, 학대, 종교행위 제한 의혹도 중국 정부에 우려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중국 방문은 인권 정책에 대한 조사가 아니라 중국 정부와 소통하는 기회였다”면서 직업 교육·훈련센터에 대한 전면적 접근을 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미국 등 인권단체는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 무슬림 약 100만명을 수용소에 강제 감금해 직업 훈련을 명분으로 인권탄압을 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바첼레트 대표는 지난 23일 중국을 찾아 시진핑 국가주석을 화상으로 만나고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대면 만남을 가진 뒤 이틀간 신장위구르 자치구를 방문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강제노동 등 인권탄압 의혹이 제기된 신장을 방문한 것은 2005년 이후 17년 만이다. 바첼레트 대표는 신장에서 당 서기 등 현지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고 카슈가르 지역의 교도소와 직업교육훈련센터도 방문했다.
하지만 바첼레트 대표의 이번 방중은 조사 형식이 아닌 우호 방문인 탓에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정부와 국제인권단체는 ‘완전한 접근’이 제한된 상황에서 이뤄지는 신장 방문이 오히려 중국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바첼레트 대표도 한계를 인정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방문은 조사가 아니었다”며 “중국 고위 지도자들과 인권에 대해 토론하며 서로의 의견을 듣고 우려를 제기하며 향후 더 정기적이고 의미 있는 교류를 위한 길을 닦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반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성명을 내고 ”미국은 바첼레트 대표의 중국 방문과 그의 방문을 제한하고 조작하려는 중국의 노력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면서 ”중국 당국이 이번 방문에 부과한 조건들은 집단학살과 반인도적 범죄가 진행 중인 신장을 포함한 중국의 인권 환경에 대한 완전하고 독립적 평가를 가능하지 못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