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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쩍 뛴 에너지가격에 무역수지 ‘휘청’…3개월 연속 적자 불가피

입력 | 2022-05-30 06:18:00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News1

우크라이나 사태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번달 무역수지 적자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달도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다면 3개월 연속 ‘적자 행진’이다. 이는 금융위기 때인 2008년 6~9월 이후 14년만이다.

30일 관세청 등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은 386억17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1% 증가했고, 수입액은 434억4400만달러로 37.8%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48억2700만달러 적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4억2500만달러 적자)보다 적자 폭이 커지면서 3월(-1억4000만달러), 4월(-26억6000만달러)에 이어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109억64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1월 47억3000만달러 적자로 출발한 뒤 2월에 8억9000만달러를 기록하며 반짝 흑자를 보였으나 3월부터 다시 적자행진 중이다.

수입액은 이미 지난해 6월부터 수출을 상회하는 모양새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해 증가세를 보여왔으며 올해에는 에너지 수입액까지 늘어나면서 전체 수입액이 불어났다.

지난달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 수입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70억9000만달러 증가한 148억1000만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이달에도 20일까지의 원유·가스·석탄의 합계 수입액은 111억5300만달러에 달하면서, 지난해 동기 대비 98.3%나 급증했다.

서울 한 주유소에서 직원이 차량에 주유를 하고 있는 모습. 2022.5.29/뉴스1 © News1

무역적자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일부에선 정부가 안이하게 대응했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지난 1월 산업부는 47억3000만달러 무역수지 적자에 대해 “겨울철 에너지 수입액 증가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지만, 원유 등 에너지 가격이 급등으로 인해 줄어든 에너지 사용에도 수입액은 늘어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쌍둥이(재정+경상) 적자’ 현실화 우려도 제기된다. 코로나19 경기부양으로 적자상태인 재정수지에 경상수지까지 적자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재화나 서비스를 외국에 사고파는 거래를 나타내는 경상수지는 무역수지와는 다르지만 비슷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적자 우려가 나온다. 쌍둥이 적자가 현실화하면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25년만에 처음이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수입쪽 물가가 너무 올라서 당분간은 적자가 계속 날 것”이라며 “수출 수입(량)이 모두 줄고 있는데, 수입 가격이 너무 오르다보니 전체적으로 마이너스라고 보여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양준모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유가가 계속 수준으로 유지되기 때문에 (무역수지) 적자(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고, 외환수급 불안전성에 환율이 현재 수준에서 유지된다면 자본시장이나 물가에도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교수는 ‘쌍둥이 적자’ 우려와 관련해선 “무역수지 적자는 기본적으로 유가 상승이라는 외부 충격에 의한 것이기에 (정부의) 재정적자 관리와 금리 정상화를 통한 물가 안정이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