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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에 처음 와봤는데” 양인모, 韓 최초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콩쿠르 우승

입력 | 2022-05-30 08:53:00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27)가 제12회 장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이 콩쿠르에서 한국인이 우승한 건 처음이다.

30일 금호문화재단에 따르면 양인모는 지난 29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폐막한 이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이번 콩쿠르에 위촉돼 초연한 마그누스 린드베리의 ‘카프리스’ 베스트 연주상으로 현대 작품 최고해석상도 받았다.

양인모는 1위 상금 3만 유로(한화 약 3760만원)와 특별상 상금 2000유로(한화 약 250만원)를 받게 된다. 부상으로 콩쿠르 의장인 지휘자 사카리 오라모와 바이올리니스트 페카 쿠시스토의 멘토링,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및 핀란드 방송 교향악단과의 협연 기회가 주어진다. 또 1772년산 지오반니 바티스타 과다니니 튜린 바이올린을 최소 1년간 임대 받아 사용하며, NFT 트로피 등을 받게 된다.

양인모는 이날 소속사 크레디아를 통해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어서 행복하다. 핀란드에 처음 와봤는데 관객들의 호응도 좋고 매우 따뜻해서 위로와 에너지를 얻었다. 무엇보다 자연이 너무 아름다워서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고 전했다.

이어 “파가니니 콩쿠르 이후 7년 만의 콩쿠르인데 다시 해보니 같이 준비하는 모든 참가자들이 주인공인 것 같다. 참가자들 사이의 견제는 없었고 서로를 통해 배우는 시간이 되어 콩쿠르의 매력을 다시 느끼게 됐다. 이제 핀란드에도 자주 오게 될 것 같고 유럽 활동이나 해외 커리어에 많이 도움이 될 것 같아 기쁘다”고 밝혔다.

2위는 미국 출신의 네이선 멜처(21), 3위는 우크라이나 출신의 드미트로 우도비첸코(23)에게 돌아갔다. 지난 18일부터 열린 이번 콩쿠르에는 16개국 총 240명이 참가했다. 본선에 진출한 49명 중 6명이 결선에 올라 시벨리우스 협주곡 등을 핀란드 방송교향악단,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국제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장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콩쿠르는 핀란드가 자랑하는 작곡가 장 시벨리우스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1965년에 시작돼 5년에 한 번씩 개최되고 있다.

1965년 제1회 콩쿠르에서 러시아 바이올린 거장 올레그 카간이 우승했고 이후에도 빅토리아 뮬로바(1980년 1위), 레오니다스 카바코스(1985년 공동 1위), 세르게이 하차투리안(2000년 1위) 등 바이올리니스트 거장을 배출해 왔다. 한국인으로는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2005년 공동 3위), 한국계 미국인으로는 에스더 유(2010년 3위)와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첫 제자인 크리스텔 리(2015년 1위)가 있다.

2008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한 양인모는 2015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제54회 프레미오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가 9년 만에 배출한 한국인 최초 우승자다. 보스턴 심포니홀, 라비니아 뮤직 페스티벌 등 미국 주요 무대에 진출해 음악성을 인정받았고 파비오 루이지, 네메 예르비, 정명훈 등 세계적 지휘자들과 함께 덴마크 국립 교향악단, 프랑스 국립 교향악단 등 유수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최근에는 다비트 라일란트 지휘로 프랑스 메츠 오케스트라와 프랑스 현지 및 한국 투어 공연을 진행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김남윤을 사사했고,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미리암 프리드를 사사하며 학사와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했다. 현재 베를린에 거주하며 안티에 바이타스의 제자로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