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13~26일 사이에 원숭이두창 확진·의심 사례가 보고된 ‘비(非) 엔데믹 지역’ 지리 분포도.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 발췌. © News1
현재 여러 나라에서 확산 조짐을 보이는 원숭이두창(monkeypox)이 글로벌 공중보건에 ‘보통위험(moderate risk)’ 수준이라고 세계보건기구(WHO)가 평가했다.
WHO 위험평가 분류 항목은 Δ0단계 매우 낮은 위험 Δ1단계 낮은 위험 Δ2단계 보통 위험 Δ3단계 높은 위험 Δ4단계 매우 높은 위험 등 5가지다.
현재 유행은 원숭이두창이 풍토병(엔데믹)으로 발생하던 아프리카가 아닌 유럽 등 비(非) 엔데믹 지역의 첫 확산이란 점에서 보통수준으로 분류했다는 설명이다.
WHO는 29일(현지시간) ‘비 엔데믹국가 원숭이두창 발병 현황’ 보고서 업데이트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WHO에 따르면 이달 26일 기준 WHO 194개 회원국 중 원숭이두창 비 엔데믹 지역 총 23개국에서 확진 사례 257건과 의심 사례 120건이 보고됐다.
이처럼 기존 발병지가 아닌 지역에서 한꺼번에 감염자가 늘어나는 건 몇 주간 진단되지 않은 채 전염이 이뤄져 왔음을 시사한다고 WHO는 지적했다.
이어 기존 원숭이두창 엔데믹 지역과 비 엔데믹 지역 모두에서 감시가 강화됨에 따라 더 많은 확진 사례가 보고될 것으로 예상했다.
WHO는 “현재까지 보고된 (비 엔데믹 지역) 감염 사례의 대부분은 고유지역과 여행연계가 없으며, 1차 진료나 성 보건 서비스를 통해 발견됐다”고 했다.
이 같은 비 엔데믹 지역 감염 사례 중 현재까지 보고된 사망자는 없다.
WHO는 “감염자 상당수는 입이나 생식기, 항문 주변이나 입에서 림프절이 붓고 병변이 나타나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증상만을 보고하고 있다”고 했다.
증상이 약할 경우 정확한 진단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WHO는 올해 3월 15일 이후 증상이 나타난 사람들을 원숭이두창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적어도 이 기간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은 채 전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WHO는 “현재 일반인들에 대한 위험은 낮은 것으로 보이지만 꼭 그렇게 되진 않을 수도 있는 만큼, 위험군 사이의 추가 확산 통제와 일반인 확산 방지 및 예방 등을 위한 각국의 즉각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보건 종사자들이 적절한 보호 장비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감염 위험이 있는 만큼, 일선 노동자 보호에도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숭이 두창은 감염 시 피부 표면에 울퉁불퉁한 발진과 함께 발열 증상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수십 년간 아프리카에서 이따금씩 출현해온 탓에 아프리카 지역의 풍토병으로 꼽힌다.
아프리카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콩고와 나이지리아, 카메룬,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여러 차례 퍼지다 억제된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내 확산은 이달 7일 영국 런던에서 처음 발견됐는데, 뒤이어 미국과 캐나다, 호주, 이탈리아, 스웨덴 등 선진국 곳곳으로 퍼져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변이주 중엔 사망률이 10%에 이르는 콩고 변이도 있지만, 현재 유럽에서 퍼지는 바이러스는 다행히 사망률이 1% 남짓한 서아프리카 변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신으로는 덴마크 제약사 바바리안 노르딕이 ‘진네오스(Jynneos)’란 이름으로 2019년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천연두 백신이 원숭이두창 예방에도 85% 이상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한 바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