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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중앙은행, 최근 3개월간 기준금리 60회 이상 인상

입력 | 2022-05-30 12:34:00

“전세계 주요 중앙은행 20곳 중 16곳,향후 6개월 내 금리 더 올릴 가능성”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최근 3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이 60회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적어도 2000년대 초반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현지시간) “중앙은행들이 20여년 만에 가장 광범위한 긴축 통화정책을 통해 금리를 빠르게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채택된 각국 통화정책들이 갑작스럽고 광범위한 역전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더욱 심화됐다”고 했다. 실제 지난 10년 간 대부분의 선진국은 전례 없는 최저치 금리를 유지해왔고 일부는 마이너스 금리를 보이기도 했다.

FT는 “이런 갑작스런 정책 변화는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치솟는 에너지와 식량 비용에 힘입어 많은 나라에서 인플레이션이 수십년 만에 최고치에 도달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서치 회사인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글로벌 경제 서비스 책임자 제니퍼 맥키온은 “세계 중앙은행들이 수십년 만에 가장 조정된 긴축 사이클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바클레이스의 경제분석가 크리스천 켈러는 “긴축 사이클은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최근 기준금리를 인상한 나라는 최소 55개국이다. 이중에는 미국과 영국이 포함됐다. 두 곳 모두 수십년간 지속된 초완화 통화정책을 뒤집으며 연이은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결정, 물가 상승에 대응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5월 기준금리를 2000년 이후 가장 큰 폭인 0.5%p 인상했다. 영란은행은 지난 네 차례의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했는데 이달 인상을 통해 주요 금리가 1%까지 올랐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오는 7월과 9월 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예고했다. 이는 2011년 이후 첫 시도이며 오는 9월 인상까지 마무리되면 ECB는 지난 8년 동안의 마이너스 금리 실험을 마치게 된다.

이외 캐나다, 호주, 폴란드, 인도 중앙은행도 앞으로 몇 주 안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금리 인상 흐름이 세계적인 긴축 주기의 시작일 뿐 역사적 기준으로 봤을 때 금리는 여전히 낮다고 설명했다.

맥키온은 “전세계 주요 중앙은행 20곳 중 16곳이 향후 6개월 동안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과 영국에서 긴축이 가장 빠를 것으로 보이고, 시장에서는 유로존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이 올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금리를 최소 1.0%p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의 경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입은 피해 때문에 지난해부터 긴축 사이클에 착수했다. 브라질은 지난해 3월 2%였던 금리를 1년 만에 열 차례 회의를 거쳐 12.75%까지 올렸다. 멕시코, 페루, 콜롬비아, 칠레 등도 이와 비슷한 이유로 금리를 인상했다.

투자 관리 회사 페더레이션 에르메스의 경제분석가 실비아 달 안젤로는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높은 인플레이션의 출현에 더 큰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아프리카에서는 가나, 이집트,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모두 금리를 인상했다.

동아시아에서도 한국이 지난 26일 금리를 올리며 2개월 연속 인상했고, 말레이시아 네가라 은행은 이달 초 금리를 0.25%p 올렸다.

FT는 이러한 추세를 거스르는 나라 중 하나가 중국이라고 보탰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시행 중인 규제책과 부동산 부문 문제로 인한 경제적 피해 증가로 인해 1년 만기 대출 우대 금리를 3.8%에서 3.7%로 0.1%p 인하했다.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러시아는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려 20%까지 나타낸 바 있다. 그러다 최근 몇 달 새 금리를 11%까지 낮췄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금리 인하 배경에 대해 “금융안정성 위험이 어느 정도 완화되고 있어 자본이동 통제를 일부 완화한 것”이라며 “대외환경에 따라 추가적인 금리인하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조치에 따라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2월24일 1달러당 84.37루블에서 3월7일 143루블까지 떨어졌다가 지난 26일 기준 64.67루블까지 회복했다.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루블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인위적인 조치를 취해왔다. 전문가들은 이 결과 루블화 가치가 침공 이전보다 오르면서 반대로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어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