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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北협상 전략 전환 시급, 임기 중 전쟁날 수도”

입력 | 2022-05-30 14:02:00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압박 위주 대북정책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일관성 있게 협상으로 끌어내는 전략으로 빨리 전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임기 중 전쟁이 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 전 장관은 30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북한을 달래 협상에 나올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을 굴종이라고 한다면 생각이 짧은 것”, “압박으론 절대로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 위협에 대한 확장억제를 회의적으로 바라봤다. 먼저 “북한이 일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사전에 겁을 줘 도발을 하지 못하게 만들어 갔던 것이 확장억제”라며 “북한이 겁을 먹고 행동을 안 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언급했다.

또 “북한이 핵을 쓰거나 미사일을 남쪽에 향해 쏘거나 핵폭탄을 쓰면 거기에 맞대응을 하겠단 얘기인데 우리는 핵이 없지 않나”라며 “미사일을 쏘고 말고 하는 것은 결정권이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있지 않다”고 했다.

아울러 “발본색원하는 방법은 결국 협상밖에 없다”, “협상을 하기 위해선 일단 상대방을 달래서 회담에 나오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아무것도 안 주고 겁만 준다고 해서 북한이 나쁜 짓을 하지 않겠나”라고 언급했다.

정 전 장관은 유사 시 협력 수준에 대한 지적도 했다. 그는 야외 기동훈련을 포함한 한미 연합군사훈련 전개 시 북한이 ‘발악적 도발’을 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그럴 때 미국이 북한이 하는 만큼 때려줄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과도 힘겨루기를 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문제 때문에 러시아와도 힘겨루기를 하고 있지 않나”라며 “미국의 힘이 분산되고 있다. 과거에도 북한이 대남 도발을 했을 때 한대 맞고 끝내라고 했던 적이 있다”고 했다.

나아가 “확장억제를 약속했으니 필요하다면 일본도 확장억제에 끌어들어야 하는 얘기가 나올 것”, “그렇게 되면 일본이 한반도 문제에 관여하는 심각한 문제가 된다”는 점도 짚었다.

더불어 “(북한이) 막 나가면 한미일이 아무리 긴밀하게 협력해도 내 것부터 막자고 나올 것 아니냐”라며 “이번에 한미 정상회담에서 약속받았다는 북한의 핵 공격에 대한 확장억제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정 전 장관은 북중러 연대에 대해선 “우리가 미국한테 뭐든 물어보고 하는 식으로 북한도 움직인다고 생각하지 말라”며 “진짜 자기네 국익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할 땐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이 북한”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우리가 대북정책을 추진한데 있어 정말 잊지 말아야 할 대목”이라며 “미국과 손잡고, 그리고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해 북한 행동을 자제하게 만들 수 있다는 꿈은 꾸지 말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