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압박 위주 대북정책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일관성 있게 협상으로 끌어내는 전략으로 빨리 전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임기 중 전쟁이 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 전 장관은 30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북한을 달래 협상에 나올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을 굴종이라고 한다면 생각이 짧은 것”, “압박으론 절대로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 위협에 대한 확장억제를 회의적으로 바라봤다. 먼저 “북한이 일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사전에 겁을 줘 도발을 하지 못하게 만들어 갔던 것이 확장억제”라며 “북한이 겁을 먹고 행동을 안 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발본색원하는 방법은 결국 협상밖에 없다”, “협상을 하기 위해선 일단 상대방을 달래서 회담에 나오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아무것도 안 주고 겁만 준다고 해서 북한이 나쁜 짓을 하지 않겠나”라고 언급했다.
정 전 장관은 유사 시 협력 수준에 대한 지적도 했다. 그는 야외 기동훈련을 포함한 한미 연합군사훈련 전개 시 북한이 ‘발악적 도발’을 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그럴 때 미국이 북한이 하는 만큼 때려줄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과도 힘겨루기를 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문제 때문에 러시아와도 힘겨루기를 하고 있지 않나”라며 “미국의 힘이 분산되고 있다. 과거에도 북한이 대남 도발을 했을 때 한대 맞고 끝내라고 했던 적이 있다”고 했다.
나아가 “확장억제를 약속했으니 필요하다면 일본도 확장억제에 끌어들어야 하는 얘기가 나올 것”, “그렇게 되면 일본이 한반도 문제에 관여하는 심각한 문제가 된다”는 점도 짚었다.
정 전 장관은 북중러 연대에 대해선 “우리가 미국한테 뭐든 물어보고 하는 식으로 북한도 움직인다고 생각하지 말라”며 “진짜 자기네 국익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할 땐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이 북한”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우리가 대북정책을 추진한데 있어 정말 잊지 말아야 할 대목”이라며 “미국과 손잡고, 그리고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해 북한 행동을 자제하게 만들 수 있다는 꿈은 꾸지 말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