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에도 전국 휘발유·경유 가격이 3주 연속 올랐다. 29일 서울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표시돼 있다. 이날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휘발유는 전날보다 0.68원 오른 리터 당 2008.3원에 경유는 0.09원 오른 리터 당 2005.71원을 기록했다. 2022.5.29/뉴스1
국내 휘발유 가격과 경유 가격이 2000원선을 동반 돌파한 가운데 휘발유 가격이 경유 가격을 다시 넘어섰다.
3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국 휘발유 판매 가격은 리터(L)당 2010.13원을 기록하며 경유 판매 가격인 2006.92원을 다시 앞질렀다.
통상 휘발유 판매가격이 경유 판매가격보다 200원 높았지만 올해 들어 세계적인 경유 수급 차질 현상이 나타나면서 지난 11일 경유 판매가격(1947.59원)이 휘발유 판매가격(1946.11원)을 추월했었다. 국내 유가 통계가 시작된 2008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경유 판매가격은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20.16원 올랐는데, 휘발유는 같은 기간 두배에 가까운 38.02원 상승했다.
이는 국제 휘발유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넘는 등 급상승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유업계 설명이다. 통상 국제 경유 가격은 국제 휘발유 가격과 비슷하거나 더 높지만 국내에선 세금을 통해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보다 낮도록 조절해왔다. 리터당 휘발유 가격에는 유류세가 820원 붙는 반면 경유의 경우 573원이다.
그런데 최근 국제 휘발유 가격이 급등해 국제 경유 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오르면서 세금이 더 붙는 국내 휘발유 판매 가격이 경유 판매 가격을 다시 앞지르게 됐다는 것이다.
국제 휘발유(92RON) 가격은 지난달 말 배럴당 120달러대에서 지난 20일 148.9달러로 20달러 넘게 오르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최고 기록은 2008년 7월4일 배럴당 147.3달러였다. 반면 국제 경유 가격은 지난달 말부터 현재까지 배럴당 150달러대 안팎에서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고 있다.
미국 정유사들은 최근 5년 평균을 6%p 상회하는 93%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지만 수익성이 높은 경유, 등유 생산에 집중하면서 이번달 휘발유 생산량은 전년 동기보다 1.3% 줄어든 957만배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미국의 휘발유 재고량은 2억1970만배럴로 한달 전(4월22일) 2억2860만배럴보다 890만배럴 줄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미국 휘발유 최성수기인 6~8월이 다가오고 있고 재고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미 가동률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미국 정유사들이 공급을 더 늘리긴 어려운 만큼 휘발유 가격 강세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