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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개방후 경복궁역 보행량 4배로

입력 | 2022-05-31 03:00:00

서울시, 보행 안전시설 추가 설치
경복궁역 4번 출구 하루 3만명 오가… 무궁화동산 앞은 5배로 급증
효자로 차로 감축… 보도폭 넓히기로, 청와대앞 ‘차 없는 거리’ 연말로 연장




청와대 개방이후 첫 주말인 지난 15일 청와대를 찾은 관람객들이 본관 앞을 지나고 있다. 청와대의 대표적인 ‘인증샷‘ 장소다. 2022/05/15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이달 10일부터 개방된 청와대를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오거나 어린아이 손을 잡고 온 가족 단위 방문객부터 연인, 친구, 단체 관광객까지 다양한 이들이 청와대를 찾는 모습이다.

청와대 방문객이 늘면서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집회·시위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인근 상권도 활기를 찾고 있다. 실제로 청와대가 개방된 이후 인근 지하철역과 도로도 보행량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와대와 가까운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과 청와대로 이어지는 무궁화동산의 경우 보행량이 4∼5배가량으로 급증했다.

○ 경복궁역·무궁화동산 보행량 증가

시민들에게 청와대를 개방하기 전 서울시가 주변 23곳에 보행량 계측기를 설치해 개방 전후 보행량 변화 추이를 분석했다. 적외선 센서 등이 사람의 이동을 감지해 측정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경복궁역 4번 출구는 청와대가 개방된 뒤(10∼23일) 하루 평균 2만9197명이 오가며 가장 많은 보행량을 기록했다. 개방되기 전(1∼9일) 7209명의 4배 이상으로 늘어난 수치다.

경복궁역 4번 출구는 청와대와 가장 가까이 있는 지하철역 출입구다. 청와대로 가는 셔틀버스 정류장이 있고, 청와대 영빈관도 걸어서 15분 정도면 갈 수 있다.

청와대 주변 도로 보행량도 큰 변화를 보였다. 효자로는 개방 전 주말 기준으로 하루 평균 3088명이 통행했다. 최근에는 1만695명으로 3배 이상으로 많아졌다.

같은 기간 삼청로도 8616명에서 1만8891명으로 늘었고, 자하문로 역시 9300명에서 1만8474명으로 보행량이 증가했다. 청와대로 향하는 무궁화동산 앞은 평균 1677명(1∼9일)에서 8058명(10∼23일)으로 통행 인구가 급증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와대 입장 시간 전후로 보행량이 몰리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청와대 개방이 인근 도로와 지하철역의 보행량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람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6500명씩 6차례로 나눠 2시간 간격으로 하루 약 3만9000명이 입장 가능하다.

○ 도로 폭 넓히고 차 없는 거리 운영

일요일을 맞아 청와대를 방문한 관람객이 춘추관 앞 광장에서 ‘날아라, 줄광대‘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2022/05/15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청와대 주변 지하철역과 도로를 지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 만큼 서울시는 보행 안전시설을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효자로는 청와대와 가까운 도로라는 점을 고려해 효자로 경복궁역∼효자동삼거리 차로를 4차로에서 2∼3차로로 줄이고 보도 폭은 최대 4m까지 넓힐 예정이다.

현재는 영빈문부터 춘추문까지 500m 구간에서 주말·공휴일에 ‘차 없는 거리’가 시범운영 중이다. 서울시는 시민 호응이 높자 6월까지 예정된 차 없는 거리 운영 기간을 연말까지로 연장하고,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던 운영 시간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영빈관 앞 △신무문 앞 △춘추관 앞 등 3곳에 횡단보도도 새로 설치할 예정이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청와대 개방 이후 이 지역 보행량이 크게 늘면서 상권도 살아나고 있다”며 “방문객들이 보다 안전하고 편하게 통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개선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