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 장면 등 보수집회 영상 공개 “민형사상 책임 묻는 조치 취할것” “주민 고통… 당국, 단호히 대응을”
저승사자 복장 시위 경남 양산의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저승사자 복장을 한 남성이 자동차 위에 올라가 시위를 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측 제공
문재인 전 대통령 측이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 앞에서 매일 집회를 열고 있는 보수단체에 대해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문 전 대통령 비서실은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문 전 대통령 내외는 마을 주민과 함께 피해 당사자로서 엄중하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정부와 치안 당국도 단호히 대응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 측은 이르면 31일 보수단체 회원들을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경남 양산경찰서에 고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비서실은 사저 인근 시위 모습이 담긴 영상 3개와 유튜버가 인터넷에 중계한 시위 영상 등 4개의 영상을 보도자료와 함께 공개했다. 영상에는 검은색 저승사자 옷을 입은 시위자가 마이크를 이용해 문 전 대통령을 비판하며 원색적 욕설을 하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이달 10일 입주한 직후부터 사저 앞에선 7, 8개 단체가 돌아가며 매일 시위를 하고 있다. 집회 소음 탓에 일부 주민들은 불면증과 스트레스, 식욕 부진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시행령에 규정된 소음 기준을 준수하고 있어 집시법으론 처벌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 전 대통령 측은 “막무가내식 저주와 욕설로 선량한 주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음에도 공권력은 왜 무기력해야만 하는지, 마을 주민들의 사생활 보호와 행복추구권은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이와 같은 반이성적 행위를 원천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해 실천적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양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