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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첫 대법관 인선 돌입… 최고위 법관 22명 순차 교체 시작

입력 | 2022-05-31 03:00:00

尹 임기중 대법원장-대법관 12명
헌재 소장 포함 재판관 9명 교체




대법원이 9월 4일 임기가 끝나는 김재형 대법관의 후임 인선 절차에 착수한 가운데 법조계에선 “김 대법관 후임이 사법권력 교체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 중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 헌법재판소장을 포함한 재판관 9명 등 최고위 법관 22명을 임명한다. 이르면 7월 중순 김 대법관 후임 인선이 윤곽을 드러낼 예정인데 학계와 정통 법관, 검찰 중 어느 출신이 임명되느냐에 따라 윤 대통령의 사법권력 교체 의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법조계 ‘진보벨트 제동’ 관측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날까지 김 대법관 후임에 대한 국민 천거를 받은 뒤 7월 중하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 회의를 열고 3배수 이상의 후보자를 김 대법원장에게 추천할 예정이다. 김 대법원장이 7월 말 또는 8월 초 최종 후보를 윤 대통령에게 제청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 절차가 진행된다.

법조계에서는 그동안 김 대법원장이 구축해온 ‘진보벨트’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예상이 많다.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을 지낸 김 대법원장은 취임 후 10명을 대법관으로 제청했는데, 우리법연구회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 등 진보 성향이 7명에 달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법원장이 후임 대법관을 제청하지만 사전에 대통령과 조율하는 것이 관례”라면서 “문재인 정부에선 김 대법원장이 대법관 인사를 뜻대로 진행했지만 윤 대통령이 보수 성향 인사를 원하며 균형을 맞추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김 대법원장의 임기가 내년 9월 종료된 이후엔 새 대법원장이 대법관 교체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법관의 후임으론 같은 학계 출신인 전원열 권영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거론된다. 정통 법관 가운데선 홍승면 서울고법 부장판사, 오석준 제주지법원장,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 정재오 대전고법 고법판사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봉욱 전 대검 차장검사 등 검찰 출신도 언급된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여소야대 상황이다 보니 학계 출신이 무난하게 국회 동의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그동안 윤 대통령이 법원에 대해서는 뚜렷한 언급을 하지 않아 예측이 어렵다”고 했다.

○ 헌재는 내년 3월 이선애 후임부터 구성 변화

윤 대통령 임기 중 전원 교체되는 헌재 재판관의 경우 내년 3월 이선애 재판관 퇴임을 시작으로 같은 해 4월 이석태 재판관, 11월에 유남석 소장이 순차적으로 퇴임할 예정이다. 2024년에는 이은애 김기영 이종석 이영진 재판관이, 2025년에는 이미선 문형배 재판관이 퇴임한다.

다만 헌재 재판관의 경우 대통령과 국회, 대법원장이 각각 3명씩 지명하게 돼 있어 대법관 임명에 비해 다양성이 보장된다. 내년 3월, 4월 각각 퇴임하는 이선애, 이석태 재판관 후임은 김 대법원장이 지명하지만 내년 11월 퇴임하는 유남석 헌재소장 후임은 윤 대통령이 지명하게 된다. 2024년 9월 퇴임하는 이은애 재판관 후임은 윤 대통령이 내년 9월 임명하게 될 새 대법원장이 지명하고 2024년 10월 퇴임하는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등 세 명의 후임은 국회에서 추천한다.

일각에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법권력이 진보와 보수를 큰 폭으로 오가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의견을 존중하며 실력, 인품, 성향 등을 모두 고려해 대법관 인사를 하는 것이 이상적”이라며 “지금이라도 사법부의 다양성과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