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공개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의 사진.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반려견들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김건희 여사가 지난 주말 반려견과 대통령 집무실을 방문한 것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집무실을 가족의 거실로 만들었다”고 비판하자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은 문재인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사진을 공유하며 반박했다.
박 위원장은 30일 페이스북에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시위 차량과 윤 대통령 내외의 사진을 나란히 공유하며 “문재인 전 대통령은 사저 앞 보수단체 집회에 시달리고 있는데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집무실까지 사적인 휴식 공간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문 전 대통령은 사저 앞에서 매일 같이 욕설을 온종일 내지르는 보수단체 집회에 시달리고 있다”며 “창문을 열 수도 없고 편안하게 수면을 취할 수도 없다고 한다. 마을 주민들도 마찬가지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대통령 가족 국정 개입의 예고편은 아닌지 걱정된다”며 “퇴임한 대통령에게 가해지는 욕설과 소음 문제, 당장 해결해야 한다. 민주당에게 권력을 견제할 힘을 달라”고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측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국민의힘 박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 집무실에서 가족과 함께 있는 오바마 전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의 사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은 기사도 안 보는가”라며 “이미 오바마 전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 사진으로 반박이 끝난 사안인데, 어쩌자고 뒷북을 치느냐”고 했다.
박 대변인은 “김어준 씨 혼자 떠들고 민주당 의원들이 함구하는 건 다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구태스러운 건 둘째 치고 이렇게 눈치가 없어서야 되겠나”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이런 참사를 막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꼭 ‘민주당의 팔만대장경’을 제작해 당내 필독서로 지정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친야(親野) 성향 방송인 김어준 씨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윤 대통령 내외 사진과 관련해 “대통령 부인이 집무실에 놀러 간 사진은 처음으로, 그 이전 어떤 대통령의 부인도 대통령 집무실을 방문하고 사진이 공개된 적이 없다”고 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