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의 사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고문 역할을 그만뒀다고 타스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발렌틴 유마셰프는 지난달 푸틴 대통령의 무급 고문직에서 사임했다.
사임 이유는 즉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유마셰프가 이사로 있는 옐친센터재단의 류드밀라 텔렌 사무차장은 “이것은 그(유마셰프)의 뜻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유마셰프의 딸 마리야는 침공을 개시한 지난 2월2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전쟁 반대”라는 글과 함께 상심한 표현의 이모티콘을 올린 바 있다.
유마셰프는 옐친 전 대통령의 딸 타티야나와 재혼했다. 언론인 출신으로, 1996년 옐친 전 대통령의 재선 선거운동원으로 활약했고 그해 8월 대통령 언론 담당 보좌관으로 임명됐다. 1997년 3월~1998년 12월엔 크렘린궁 비서실장을 지냈고 1998년 말 푸틴 대통령의 무급 고문이 됐다. 이어 2018년 대선 이후 다시 이 직책을 맡아왔다.
그는 특히 옛소련 정보기관인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 출신이던 푸틴 대통령이 1997년 크렘린궁 부비서실장으로 승진하는데 역할을 했는데, 이것은 2000년 푸틴이 ‘옐친의 후계자’가 되는 발판이 됐다고 외신은 전했다.
유마셰프의 영향력은 크지 않았지만, 그가 푸틴 대통령의 곁을 떠난 것은 자유주의 개혁·개방 시대의 몇 안 되는 마지막 연결 고리가 끊어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외신은 평가했다.
이에 앞서 소련연방 붕괴 후 러시아 경제 개혁을 주도했던 아나톨리 추바이스 러시아 대통령 특별대표가 지난 3월 직을 내려놨다. 또 러시아 초대 외무장관을 역임했던 안드레이 코지레프가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이를 비판하며 후배 외교관들에게 사임을 촉구했고, 20년 경력의 유엔 주재 외교관 보리스 본다레프는 지난주 “조국이 부끄럽다”며 사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