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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무기 보유는 가장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대응”

입력 | 2022-05-31 15:23:00

북한 평양출판사가 출간한 ‘민족 운명의 수호자 김정은 장군’ (우리민족끼리 캡처) © 뉴스1


 북한이 자신들의 핵개발은 미국의 패권주의 탓이라고 주장하며 정당화하고 나섰다.

북한은 또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018~19년 진행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자주권’을 지켰다고 강변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에 따르면 지난 27일 평양출판사에서 출간한 ‘민족 운명의 수호자 김정은 장군’이란 책에 이 같은 내용이 실렸다.

북한은 이 책에서 “항시적인 핵위협을 받는 나라 조선(북한)이 전쟁 억제력을 보유하는 건 역사의 필연이고 정의였다”며 “조선이 핵무기를 보유하려는 염원과 그것을 사용할 권리는 논리적이며 가장 합리적인 대응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북한은 ‘화성-17형’ 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개발, 인공위성 발사 등 성과를 강조하며 “우선 강해지고 봐야 한다는 것, 바로 이게 우리 민족사의 피의 교훈에서 찾은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의 철의 의지, 자주적 존엄을 위한 조선의 정의의 선택이었다”고 강변했다.

특히 북한은 1999년 코소보 전쟁과 2003년 이라크 전쟁, 2011년 리비아 사태 등을 예로 들어 “미국의 침략 수법은 자위적 국방력의 포기를 강요하는 데 있다”며 “이는 미국이 대상 나라의 군사력을 무장 해제시키고 불의의 타격으로 침략과 전쟁 책동을 감행하는 게 주요 침략 수법으로 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북한은 또 “‘원조 제공’과 ‘관계 정상화’란 회유와 기만술책도 뒤따랐다”며 “미국은 군사력 증강을 포기하고 다른 길을 걸으면 번영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사탕발린 소리를 끈질기게 늘어놨다”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북한은 “해당 나라들은 자기 나라에 미국 주도 나토군이나 다국적군이 쳐들어와도 다른 대국들이 막아줄 것이라고 타산했다. 대국들을 쳐다보면서 자위적 국방력을 갖추지 못하고 제국주의자들의 압력과 회유에 못 이겨 이미 있던 전쟁 억제력마저 포기했다”며 “그러나 현실적인 전쟁 마당에서 대국들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적었다.

북한은 “(이를) 최근 연간에 세계에서 벌어진 전쟁들과 하나로 연결시켜보면 미국과 서방에 환상과 미련을 가졌다가 비참하게 배반당하고 가차 없이 먹히는 게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는 걸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책에 실린 북한의 주장은 결국 ‘비핵화를 대가로 경제적 지원을 해주겠다’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단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북한의 핵개발은 자위력 확보 차원이란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기도 하다.

북한은 “전쟁 억제력은 민족의 존엄과 나라의 자주권, 평화를 위해 복무하는 보검, 지역의 안전과 세계의 평화를 굳건히 지켜주는 위대한 수호의 힘”이라며 “가장 믿음직하고 효과적인 자위적 핵 억제력을 가진 건 우리 인민뿐 아니라 온 민족의 대경사이며 크나큰 영광”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번 책에서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김 총비서와 트럼프 전 대통령 간의 첫 북미정상회담은 “불과 불이 오가던 조선반도(한반도)에 평화 정착의 희망을 안겨준 사변적 계기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이듬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것과 관련해선 “조선반도와 지역, 세계의 평화·안전을 수호해가려는 숭고한 책임감을 안은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은 회담장에 나가 우리의 자주권과 권익을 옹호함에 있어 단 한 걸음의 양보도 몰랐다”고 적었다.

2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북한은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폐기의 대가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경제제재를 해제해줄 것을 제안했으나 미국 측에선 ‘영변 플러스알파(+α)’를 요구,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