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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축 받아 연단 오른 모친…“법카 안 쓰겠다” 약속한 남편

입력 | 2022-05-31 15:56:00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좌)가 31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는 같은 날 경기 성남시 야탑역 앞 총집결 필승 유세에서 남편과 함께 지지를 호소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은혜TV


6·1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1일 경기도지사 자리를 놓고 맞붙은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와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가 유세 기간 함께했던 가족을 떠올리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동연 후보는 어머니와 큰아들을 회상하며 울먹였고, 김은혜 후보는 함께 선거 운동에 나선 남편을 지지자들에게 소개했다.

김동연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지난 안양 유세를 도운 어머니 이야기를 꺼냈다. 김 후보는 “저희 어머니는 서른 두 살에 혼자가 되셔서 저희 아버지와는 불과 11년 밖에 못 사셨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 저와 55년을 같이 살았다”며 “성남에 있는 천막집에서 여섯 식구가 살면서 학교에 다니고, 생계를 책임졌을 때 너무나 고생한 어머니”라고 했다.

그는 이어 “어머니는 작년에 제가 정치할 적에 그렇게 반대하시던 분”이라며 “두 달 전에 고관절이 부러져 거동이 불편하신데도 유세장에 오셨고, 심지어는 부축을 받고 연단에까지 올랐다”고 회상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가 31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지지를 호소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 후보는 8년 전 세상을 떠난 큰아들을 회상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그는 “군포에서는 유세를 마치고 내려오는데, 어떤 한 분이 제게 오셔서 ‘딸이 꼭 가서 지지해주라고 해서 왔다’고 했다”며 “그 딸이 8년 전 세상을 뜬 제 큰아들과 초등학교 같은 반이었다고 하더라. 딸이 아버지에게 제 아들의 이름을 얘기하면서 꼭 가서 아무개 아버지를 지지해주시라고 얘기해줬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눈시울을 붉힌 김 후보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를 보면 참담하다”며 “저렇게 흠집 많고 저런 잘못 많은 후보와 지금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경기도 선거가 정쟁과 정치 싸움이 아니라 지역의 일꾼을 뽑고, 우리 경기도와 경기도민을 위해 제대로 일할 사람을 뽑고, 깨끗하고 청렴하고 정직한 사람을 뽑는 선거가 돼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가 31일 경기 성남시 야탑역 앞 총집결 필승 유세에서 남편과 함께 지지를 호소했다. 김은혜TV

김은혜 후보는 같은 날 경기 성남시 야탑역 앞 총집결 필승 유세에서 남편과 함께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오늘 제 명함을 돌렸던 한 사람을 소개시켜드리고자 한다”며 남편을 연단 위로 불렀다. ‘남편’이라고 적힌 옷을 입고 모습을 드러낸 김 후보의 남편은 지지자들을 향해 허리 숙여 인사했다.

김 후보는 남편을 가리키며 “며칠 전에 법인카드 안 가져가겠다고 약속했던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전임 경기도지사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사적유용 의혹을 거론한 것이다.

김 후보는 “(과거) 누군가의 엄마 찬스, 누군가의 아빠 찬스가 열심히 일한 아들의 일자리를 뺏고, 묵묵히 일해 당선될 줄 알았던 우리 딸들의 기회를 박탈했다. 이제 그 세상은 종료될 것”이라며 “2022년 6월 1일 여러분들의 가슴속에 있는 조그만 용기의 불꽃을, 촛불을 켜주시라. 여러분들의 가슴속에 있는 촛불을 켜서 우리 아이들을 위한 들불을 만들어 달라. 그 길로 걸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