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추기경 체포가 영향 미쳐” 빅토리아공원 등 경비 삼엄해져
중국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시위 공개 추모 행사가 홍콩에서도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지난달 30일 AFP통신을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가톨릭 홍콩교구는 홍콩보안법 위반 우려로 4일 톈안먼 민주화시위 추모 미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 다만 홍콩교구는 추모 미사를 불허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밝혔다. 홍콩교구 관계자는 조지프 젠 추기경(90)이 지난달 11일 홍콩보안법상 외세 결탁 혐의로 체포됐다가 풀려난 사실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1989년 6월 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외치던 대학생과 시민들을 유혈 진압한 톈안먼 민주화시위에 대한 추모 미사마저 중단되면서 홍콩의 추모 분위기 자체도 냉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제적십자협회는 당시 희생자가 최소 2600여 명에 달한다고 추산한다. 홍콩은 중국에서 톈안먼 민주화시위 추모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져 왔다. 그동안 추모 행사의 중심지였던 빅토리아 공원에는 이미 삼엄한 경비가 펼쳐진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