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550만원 이어 장학금 기탁 “주고 나니 오히려 내가 더 행복”
박순덕 할머니(왼쪽)가 지난달 30일 전북 정읍시 칠보면을 찾아 장학금을 전달하는 모습. 정읍시 제공
“평생을 가난과 노동 속에서 살아왔는데, (장학금으로) 주고 나니 오히려 내가 더 행복하네요.”
서울에서 홀로 살고 있는 박순덕 할머니(86)는 지난달 30일 전북 정읍시 칠보면에 장학금 1억500만 원을 기탁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평생 폐지와 깡통을 수집하며 한푼 두푼 모아온 박 할머니는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이 돈을 고향의 학생들을 위해 선뜻 내놨다.
박 할머니의 장학금 기탁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6월에도 장학금 3550만 원을 칠보면사무소에 기탁했다. 당시 박 할머니는 “기회가 된다면 또다시 장학금을 기부하겠다”고 칠보면 측에 약속했고, 이날 그 약속을 지켰다.
박 할머니는 “경제적 사정으로 학업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소중히 사용해 달라”며 “남은 시간을 건강이 허락하는 대로 봉사하며 살겠다”고 덧붙였다. 정읍시는 칠보면 관내 어려운 학생들에게 이 성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정읍=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