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지방선거] 4년 지역살림 좌우할 4125명, 선택의 날 오늘 지방선거-국회의원 7곳 보선
앞으로 4년간 지방·교육행정을 책임질 4125명을 선택하는 6·1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1일 여야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후보,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민주당 김동연 후보와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 사진공동취재단·뉴스1
여야는 3·9대선 이후 84일 만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초반 평가 성격을 띠고 있다고 보고 총력전에 나섰다. 집권 여당이 대선에 이어 2연승을 거둘 경우 안정적인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야당이 선전해 의회 권력과 지방 권력을 동시에 쥐게 된다면 새 정부를 향한 견제가 더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광주·전남·전북과 제주 등 호남권 외에 최소 2곳 이상은 가져와야 한다고 보고 벼랑 끝 읍소 전략을 펼치고 있다. 김민석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광역단체장) 4곳을 확실하게 이기고, 5, 6곳을 이기면 굉장한 선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 투표소 1만4465곳에서 진행되는 이번 지방선거 투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소지 관할 투표소에서 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및 격리자는 오후 6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주소지 관할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
“지방살림 우리에게” 마지막 호소
與, 전국 누비며 게릴라식 유세… “김포공항 이전 공약, 무식한 발상”
野, 尹집무실 용산서 마지막 유세… “막말-무능 세력에 지방 맡길수야”
野 “AI윤석열 허락했다면 탄핵감”… 與 “탄핵 거론은 악의적 대선불복”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운데)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권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투표하지 않은 여론은 숫자일 뿐이고, 투표하지 않은 지지는 기권일 뿐”이라며 참여를 호소했다. 사진공동취재단
“대한민국이 다시 군사독재 시대처럼 특권 계급의 나라가 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균형을 만들어 주십사 국민께 간절히 호소드린다.”(더불어민주당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
6·1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1일 여야 지도부는 ‘정권교체 완성’과 ‘정권견제론’을 내걸고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섰다. 역대 지방선거 사전투표율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선거 마지막까지 접전 지역이 속출해 여야는 “한 명이라도 더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향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절박함을 드러냈다.
○ 국민의힘 “대선도 0.7%포인트 차 신승, 안심 안 돼”
집권 여당 지도부는 이날 최대 승부처인 경기를 비롯해 충청과 강원,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게릴라식 유세를 펼쳤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전 제주특별자치도청 앞에서 민주당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정조준했다. 이 대표는 이 위원장을 향해 “말도 안 되는 공약을 옹호하기 위해 계속 궤변을 일삼는데, 수요와 공급의 기본 논리도 모르는 무식한 발상”이라며 “전국적인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본인 안위만을 위해 내놓은 공약”이라고 비판했다.서울, 충북 등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낙관론을 경계하자는 당부도 이어졌다. 경기, 충남, 대전 등 접전 지역까지 승리해 2018년의 참패를 설욕하고 확실한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지난 대선에서 0.7%포인트 차로 신승했다. 만약 0.7%포인트 차로 패배했다면 지금 어떻게 됐겠느냐”며 “절대로 안심할 수 없고, 안심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국민의힘은 이날 ‘대통령 탄핵’을 언급한 민주당을 향해 대선 불복 프레임도 꺼내 들었다. 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AI(인공지능) 윤석열’이 윤석열 대통령으로 가장해 국민의힘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동영상이 퍼지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동영상 제작을 허락했거나 묵인했다면 선거 중립 의무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며, 탄핵까지도 가능한 중대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유세를 중단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탄핵이라는 단어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것은 악의적이며 계획적”이라며 “민주당이 이번 선거 내내 윤석열 정부의 출범에 훼방을 놓고 급기야는 선거 마지막 전략으로 탄핵을 꺼내 든 것은 대선 불복”이라고 날을 세우며 사과를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박 위원장에 대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로 고발하기로 했다.
○ 민주당 “국민들께서 정부를 견제할 힘을 달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 위원장은 “최소한의 균형을 만들어 주십사 국민께 간절히 호소드린다”고 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 위원장은 이날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은 검찰이 통치하는 폭력적인 ‘국민 억압의 시대’로 퇴행하느냐, 균형 잡힌 ‘국민주권의 시대’로 나아가느냐의 중차대한 기로에 서 있다”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서울 지역 민주당 의원들은 용산역에서 ‘윤석열 정부 독주에 대한 견제와 균형 호소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 이전부터 시작해서 친인척 비리를 감시하는 특별감찰관제 폐지 (논란)에 이르기까지 독주로 일관하고 있다”며 “국민들께서 정부를 견제할 힘을 민주당에 달라”고 호소했다.
167석의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집권 여당 프리미엄’에 맞서 원내 제1당으로 입법 권력을 쥐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대전 유세에서 “민주당은 입법과 예산을 통해 정책 미사일, 예산 핵폭탄을 대전에 총력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