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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방문에 美백악관 ‘술렁’…가득찬 브리핑룸, 팬들까지 장사진

입력 | 2022-06-01 09:07:00


‘방탄소년단’(BTS)이 3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을 방문하자 글로벌 수퍼 그룹을 눈으로 확인하기 위한 사람들로 백악관 전체가 들썩였다. 백악관 내부는 물론, 몰려든 팬들로 백악관 바깥까지 인산인해를 이뤘다.

BTS는 이날 ‘아시아·하와이 원주민·태평양 제도 주민(AANHPI) 유산의 달’을 마무리 하는 차원에서 백악관을 방문했다. BTS는 아시아계 증오 범죄 대응 방안을 주제로 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면담 전에 브리핑룸을 깜짝 방문했다.

백악관 및 현지 기자단 풀에 따르면 이날 BTS의 백악관 브리핑룸 방문 소식이 알려지면서 각국 기자들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세계적 아티스트를 직접 눈으로 지켜보기 위해 모여든 기자들로 브리핑룸은 발디딜 틈조차 찾기 어려웠다.

백악관 브리핑룸 좌석은 49석이지만 고정석에 착석한 기자들 외에 100여 명의 기자들이 일어서서 BTS의 방문을 기다렸다. 운집한 기자들로 브리핑룸 뒷편 기자실로 이어지는 통로까지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브리핑룸 담당 관계자들이 “여러분이 오늘 왜 여기에 왔는지 안다. 매우 인기 있는 이벤트가 있다는 건 알지만 통로는 비워달라”며 “협조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생경한 풍경에 백악관 고정 출입기자들은 놀라는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 출입했다는 한 미국 기자는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 이렇게 많은 기자들이 모인 것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 일본 기자는 “BTS는 일본에서도 관심이 많아서 직접 왔다”고 했다.

한 미국 기자는 “BTS 뒤에 예정된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장 브리핑 때문에 이렇게 모인 것 아니냐”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백악관 바깥에서는 장사진을 이룬 팬 200여명이 BTS를 연신 연호했다. 멤버들의 브로마이드를 손에 쥔 팬들, BTS 상징색인 보라색 마스크와 두건을 착용한 팬들의 모습도 보였다.

오후 2시37분께 BTS 멤버 전원은 검은색 정장에 흰색 셔츠, 검정 넥타이 차림으로 백악관 브리핑룸에 모습을 드러냈다. 카린 장-피에르 대변인의 뒤를 따랐다. 정국은 브리핑 룸을 가득 채운 기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했다.

기자들은 BTS의 모습을 담고자 일제히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 들어 동영상을 촬영했다. 한 기자는 브리핑룸 전체 분위기를 담기 위해 360도 촬영도 했다. 뒤편에 있던 사진 기자들과 영상 기자들은 “폰 다운(phone down·내려달라)”을 외치기도 했다. 사진과 방송 영상 촬영에 방해되니 스마트폰을 내려달라는 취지였다.

브리핑 시작 전인 오후 2시20분께 백악관 유튜브 생중계 채널에는 동시 접속자가 7만1000명이었고, BTS 등장 이후에는 30만 명을 훌쩍 넘겼다. 전 세계 팬들이 BTS의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유튜브 채널에 접속한 것으로 보인다. 약 6분 동안의 BTS 모습이 종료되자 동시 접속자들은 썰물처럼 빠졌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여러분 중 많은 사람들은 국제적인 아이콘인 방탄소년단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청소년 대사로서 청소년들에게 긍정적 메시지를 발신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브리핑 뒤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아시아인의 포용, 대표성, 다양성에 대한 논의와 반아시아 혐오 범죄와 차별을 논의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마이크를 넘겨 받은 BTS는 리더인 RM을 시작으로 진, 지민, 제이홉, 정국, 슈가, 뷔 순으로 백악관 방문 배경과 소감을 전했다. 멤버 가운데 RM만 영어로, 나머지 멤버들은 한국어로 소감을 전했다.

RM은 “이렇게 백악관에 초청돼 아시안의 다양성을 포함해 반아시아 혐오범죄 등 중요한 문제를 논의할 수 있게 돼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지민은 “최근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많은 증오 범죄에 마음이 안 좋았다”면서 “이런 일이 근절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오늘 이 자리를 빌어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BTS의 발언이 끝난 뒤 한 한국 기자가 검은색 드레스 코드에 배경에 관해 물었다. BTS는 별다른 답변은 하지 않고 퇴장했다. BTS 소속사 하이브 관계자는 “특별한 의미는 없고 단정하게 예의를 갖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