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권 씨가 5월 29일 강원도 계방산에 올라 포즈를 취했다. 그는 계방산을 끝으로 대한민국 100대 명산을 다 올랐다. 정용권 씨 제공.
정용권 씨가 받은 100대 명산 완등 인증서.
충북 청주에서 개인 사업을 하는 정 씨는 5년 전 시작한 걷기와 등산으로 즐겁고 건강한 삶을 만들어 가고 있다.
당시 정 씨의 체중이 120kg정도 나갔다. 그는 “아 내가 무분별하게 살았구나. 정말 생각 없이 살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일을 마치고 저녁 때 허기진다는 이유로 밥 3공기에 맥주 4캔을 마시고 바로 자는 게 생활이었다고 했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그는 “가장 쉬운 게 걷기다. 처음엔 아파트 한바퀴 도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 다음 공원도 가고 마트도 가고…. 조금씩 늘려갔다. 어머니 돌아가신 게 내겐 인생의 전환점이다”고 했다.
정용권 씨가 2020년 8월 12일 울산 영남알프스 신불산에 올라 포즈를 취했다. 신불산 등정이 그가 대한민국 100대 명산 등정을 시작한 첫 걸음이었다. 정용권 씨 제공.
산 오르는 것도 처음엔 집 주변 해발 200m 낮은 산부터 300m, 400m로 차근차근 올렸다. 어느 순간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등 명산도 가게 됐다. 정 씨는 걷기 시작 1년째부터 운동 루틴이 현재 하고 있는 것으로 정해졌다고 했다. 매일 11km를 걷고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산으로 가는 게 그의 운동 루틴이다. 2년 정도 지나면서부터 해발 1000m 이상급 산을 오르게 됐다.
정 씨는 다이어트를 위해 산을 탄 게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솔직히 다이어트를 생각하고 산을 탔으면 지금까지 못 왔을 겁니다. 일찌감치 포기했을 거예요. 살아야겠다고 생각해 걸었고 걷다보니 산을 올랐고, 산이 좋아 산을 타다보니 어느 순간 다이어트란 선물이 제게 와 있었습니다. 혹 다이어트를 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걷은 것과 등산을 취미로 삼으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그럼 시간이 지나면 살은 자연스럽게 빠집니다.”
정용권 씨(오른쪽)는 아내 인필선 씨와 함께 대한민국 100대 명산을 완등했다. 정용권 씨 제공.
“처음부터 집사람이 함께 해줬어요. 함께 걷고 산에도 함께 갔죠. 제가 흔들리지 않고 지금까지 등산을 즐기고 있는 데는 아내의 도움이 컸습니다. 도시락과 과일 등 필요한 것도 잘 챙겨줬습니다. 산에 가면 먹는 것도 중요합니다.”
정 씨 부부는 100세 시대를 건강하게 사는 대표적인 모범 사례이다. 스포츠심리학적으로 부부가 함께 하는 것은 운동을 지속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스포츠심리학에 ‘사회적 지지(지원)’라는 게 있다. 특정인이 어떤 행동을 계속할 수 있게 해주는 요인으로 정서적, 정보적, 물질적, 동반자 등의 지지를 말한다. 이 중 동반자 지지가 가장 강력하다. 운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게 만드는 요인으로서 동반자가 중요한데 그 동반자가 남편이나 아내라면 더 오래 즐길 수 있다는 뜻이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부부가 함께 즐기면 서로 의지하며 운동을 지속할 가능성이 더 높고,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도 생겨 금슬도 좋아진다”고 말했다. 인필선 씨도 100대 명산 완등 인정서를 받았다. 정 씨는 “백두대간도 아내와 함께 종주하겠다”고 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