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지 특파원 mettymom@donga.com
1일 오전 8시경 도쿄 미나토구 아자부주반의 주택 골목길. 일본인들 수백 명이 맛집 문이 열리길 기다리는 듯 100m 가까이 줄을 서 있었다. 한국 여행에 필요한 관광 단기 비자 신청을 위해 이곳에 있는 주일본 한국대사관 영사부가 오전 9시 문을 열기도 전에 모여든 것이었다.
오전 7시부터 기다렸다는 20대 토모카씨는 “사람들이 엄청 몰려들 것이라 생각해 일찍 왔다”며 “어렸을 적부터 친했던 한국인 언니의 결혼식을 갈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민지 특파원 mettymom@donga.com
BTS와 배우 박서준을 좋아하고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첫 한국 여행을 준비했다는 쿠미 씨는 “직접 비자 서류를 작성하기가 어려웠지만 기다리는 즐거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신청자가 몰리면서 아침 일찍 찾아온 일본인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한국 영사관이 이날 200명까지만 비자 신청을 접수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BTS 팬이라는 에리 씨는 오전 10시경 도착해 번호표를 받지 못했다. 그는 “화장품부터 칫솔까지 일상용품 대부분 한국 것을 쓴다”며 “한국 물건도 꼭 사야 하고 7월 9일이 BTS 팬클럽 ‘아미’가 결성 기념일이라 비행기 티켓부터 끊었다”고 말했다.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비자 신청서를 접수하겠다”며 더 기다리겠다고 했다.
도쿄=김민지특파원 mettym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