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빅스텝에 뉴욕증시 휘청일때, 국내 투자자들 반등 가능성에 베팅 테슬라株 1조2853억어치 매입… 레버리지 활용 기술주 등 사들여 전문가 “상승 추세아닌 기술적 반등… 불확실성 클땐 공격적 투자 자제를”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서면서 뉴욕 증시가 크게 휘청거렸지만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을 2조3000억 원 넘게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일주일 새 뉴욕 증시가 급반등해 추세적인 상승을 전망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지만 아직 바닥을 가늠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1∼31일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을 18억6022만 달러(약 2조3085억 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준이 지난달 3, 4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을 밟은 뒤 뉴욕 증시의 급락세가 이어졌지만 ‘서학개미’들은 반등 가능성에 ‘베팅’하며 순매수에 나선 모습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지난달 24일 11,264.45까지 밀리며 사상 최고점이던 지난해 11월 19일(16,057.44)에 비해 29.8% 주저앉았다. 최근 사흘간 상승세를 이어가며 12,000 선을 회복했지만 시장에서는 단기 반등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글로벌 헤지펀드 사토리펀드의 설립자이자 월가의 베테랑 기술주 분석가로 꼽히는 댄 나일스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마칠 때까지 시장 바닥이 어디인지 가늠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의 불확실이 높아진 상황에서 레버리지 등 공격적인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하반기 경기 둔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번에 나타나는 반등은 새로운 상승 추세이기보다는 기술적 반등”이라며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클 때는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자산을 현금화하고 투자 종목을 압축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