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지도부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6ㆍ1재보궐선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승리는 예상했지만 압승까진 상상하지 못했다.”
6·1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1일 이 같이 말했다. 선거 막판까지 초접전 지역이 많았고 3·9대선에서 0.73%포인트 차이로 신승했던 탓에 국민의힘 지도부는 마음을 졸이며 이날까지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데 총력전을 펼쳤다.
“지방선거 승리로 정권 교체를 완성하자”는 호소를 앞세운 국민의힘은 3·9대선에 이은 전국선거 2연승에도 불구하고 몸을 한껏 낮췄다. 연승이 부른 오만으로 대선에서 패했던 더불어민주당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것. 4년 전의 참패를 압승으로 설욕했지만 표정관리에 들어간 국민의힘은 벌써부터 2년 뒤 총선으로 시선을 옮기고 있다. 대선과 지방선거에 이어 총선까지 승리해야 윤석열 정부가 본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것.
압승에도 몸 낮추는 與
국민의힘 지도부는 84일 만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거둔 압승에도 불구하고 “자만하지 않고 더 낮아지겠다”고 입을 모았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출구조사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이 잘나서 국민들이 성원했다기보다는 민주당이 문재인 정부 때부터 여러 방면에서 실책을 저질렀고, 윤석열 대통령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표를 몰아준 것”이라며 “항상 낮고 겸손한 자세로 (국민을) 섬기고 (국민에게) 맞추는 정치를 해 앞으로 2년 후 총선에서 국민의 지지를 얻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거둔 국민의힘의 2연승이 2020년 21대 총선에서 압승했던 민주당의 자만 때문이라고 진단한 것이다.
원 구성 협상 난항 겪을 듯
그러나 여전히 원내 제1당을 유지하고 있는 민주당을 상대해야 한다는 점이 국민의힘의 고민이다. 당장 눈앞에 놓인 과제도 21대 국회 후반기 원(院) 구성 협상이다. 민주당은 이미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야당 몫이라고 주장하면서 지난해 여야 원내대표 합의 파기를 공식화했다. 여기에 이번 지방선거까지 완패하면서 민주당이 그나마 여소야대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원내에서만은 ‘밀릴 수 없다’는 견제 심리가 최고조로 치달을 것으로 보여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전국 단위 선거에서 2연승을 안겨준 민심에 호소하며 민주당을 압박하겠다는 생각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지방선거 결과가 원 구성 협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선에 패배한 민주당이 국민 뜻과 배치되게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악법’을 추진했고 법사위원장직까지 합의를 파기하며 갖고 가겠다고 오만한 태도를 보여 지방선거 (결과)에 나타났다고 본다”며 “민주당이 진정으로 변화하고 개혁하고 쇄신하겠다면 국민 뜻이 어디 있는지 다시 한번 더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2024년 4월 총선까지 남은 22개월 동안 민주당의 ‘입법 폭주’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거부권 등을 발판으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다. 한 여당 중진 의원은 “야당이 다수 의석을 점하고 있더라도 여당에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라는 최후의 보루가 있어 문재인 정부 때와는 다른 상황”이라며 “오히려 무리해서 입법을 밀어붙이게 되면 민주당이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