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6·1 지방선거]野 참패… 비통한 지도부 대선 0.73%P差 석패, 되레 ‘독’… ‘졌잘싸’ 프레임에 갇혀 마이웨이 검수완박 독주로 중도층 표심 잃어… ‘86 용퇴론’-성비위 의혹도 악영향 이재명, 20분만에 개표 상황실 떠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개표 상황실 분위기가 1일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직후 가라앉아 있다. 앞줄 왼쪽부터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사진공동취재단
독이 된 ‘졌잘싸’ 프레임
민주당은 3·9대선에 이어 3개월 만에 또다시 충격의 2연패를 당했다. 서울·부산시장을 내줬던 지난해 4·7 재·보궐선거까지 감안하면 사실상의 3연패다.민주당 안팎에선 3·9대선에서 역대 최소 표차인 0.73%포인트(24만7077표) 차이로 석패한 것이 독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대선 패배에 대한 제대로 된 반성도 없이 강성 지지층만을 의식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프레임에 갇혔다”고 했다.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독주 과정에서 의원 사보임, 위장 탈당, 회기 쪼개기, 본회의 및 국무회의 시간 조정 등 온갖 꼼수로 일관하면서 중도층의 표심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이 과정에서 대선 패배의 책임이 있는 당 지도부의 일원이 비대위원장직을 맡으면서 지도부가 제대로 된 리더십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난 송영길 전 대표를 대신해 원내대표였던 윤 위원장이 전면에 나섰지만 ‘패배 책임론’을 말끔히 해소하지 못했다는 당내 ‘보이콧’ 속 불안한 출발을 했다. 당시 민주당보좌진협의회(민보협)는 입장문을 내고 “오늘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가 과연 제대로 쇄신을 이끌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고 성토한 바 있다.
선거 승패를 가를 충청 지역에선 3선 중진의 박완주 의원(충남 천안을)의 성 비위 의혹이 대형 악재가 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최강욱 의원의 ‘짤짤이 논란’과 김원이 의원의 보좌관 성폭행 2차 가해 논란 등 연이어 대형 성 비위 논란이 터진 탓에 안희정·박원순·오거돈 사태를 겪고도 전혀 나아진 게 없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고 했다.
주요 이슈마다 ‘엇박자’
1일 밤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개표 종합상황실에 의원과 당직자들이 일찍 자리를 비워 썰렁하다. 사진공동취재단
원내 1당이면서도 ‘정책 선거’에 실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부동산 및 소상공인 지원 등 일반 유권자가 가장 민감해하는 입법에 소홀했다는 것. 특히 선거를 하루 앞두고 ‘전국 월세 거래량이 2011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전세를 앞질렀다’는 수치가 나오는 등 여전히 성난 부동산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