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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새벽 대역전극…김은혜에 ‘0.15%p차’ 신승

입력 | 2022-06-02 07:16:00

김동연 49.06 vs 김은혜 48.91
개표 내내 뒤지던 김동연 개표 막판 뒤집어
‘경제전문가’ 앞세워 중도 표심 공략
‘여당 프리미엄’ 앞세웠던 김은혜 패배 쓴맛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2일 경기 수원시 마라톤빌딩에 마련된 캠프 개표상황실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손하트를 그려보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6·1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가 새벽 대역전극을 벌이면서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를 꺾고 최종 승리했다. 김동연 후보는 2일 오전 9시경 집계가 끝난 개표 결과 49.06%를 얻어 48.91%를 얻은 김은혜 후보를 0.15%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불과 8900여 표 차이였다.

김동연 후보는 1일 방송3차 출구조사에서 48.8%로 김은혜 후보(49.4%)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뒤졌다. 실제 이날 오후 8시경부터 시작된 경기지사 개표에서도 김동연 후보는 초반 김은혜 후보와 격차가 벌어지면서 5만여표 가까이 뒤졌다. 김동연 후보 선거사무실에서는 하나둘 자리를 뜨는 등 패색이 짙은 양상이었다. 1일 개표 시작 이후 단 한번도 앞선 적이 없던 김동연 후보는 사전투표가 본격적으로 개표되면서 격차를 좁히기 시작했다. 수원 안양 부천 등의 개표가 본격화되면서 격차를 줄인 김동연 후보는 2일 오전 5시32분경 처음으로 김은혜 후보를 역전했고, 이후 격차를 벌이면서 승리했다.

개표 막판 극적으로 역전하며 승리한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2일 새벽 경기 수원 팔달구 선거사무소 개표상황실에서 당선이 확실하게 된 뒤 기뻐하고 있다. 수원=사진공동취재단

정치권에서는 김동연 후보의 승리를 두고 인물론을 앞세운 것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김동연 후보는 선거 기간 내내 “말꾼이 아닌 일꾼이 돼야 한다”면서 ‘경제전문가론’을 강조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대한 심판론이 강하게 작용한 가운데, 대선 직전 민주당에 입당한 김동연 후보는 심판론을 일부 피해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경기지역 광역의원 비례대표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정당 투표 결과 50.1%를 기록해 민주당 45.4%보다 높았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9곳 승리에 그쳐 국민의힘(22곳)에 크게 패했지만 경기지사 선거에서는 김동연 후보가 절반 가량 지역에서 승리했다. 김동연 후보는 “민주당의 개혁과 변화가 필요하다”며 “앞으로 민주당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하겠다”고 했다.

반면 김은혜 후보의 패배를 두고는 강경 보수 성향의 무소속 강용석 후보가 0.95%를 득표하면서 보수표가 분산된 것이 한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대변인을 맡았던 김은혜 후보가 당내 경선 때부터 ‘윤심(尹心)’을 앞세웠던 것도 일부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은혜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당원의 압도적 지지를 바탕으로 여론의 지지가 높았던 유승민 후보를 꺾는 과정부터 반발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했다. 김은혜 후보는 이날 개표가 99%가량 진행된 시점에 선거사무실을 찾아 “최선을 다했지만 저의 부족함으로 승리하지 못했다”면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에 보여준 열정으로 대한민국 정상화에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