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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고향마저 뺏겼다’…거제시장에 0.39% 차 초접전 국민의힘 ‘박종우 당선’

입력 | 2022-06-02 09:37:00

박종우 국민의힘 거제시장 후보가 2일 오전 선거사무소에서 서일준 국회의원 등과 당선 확정에 축하하는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박종우 선대본 제공


 문재인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거제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시장에 당선됐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거제시장 투표 결과 박 후보가 45.89%를 얻어 45.5%인 현직 시장 변광용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0.39%p 차로 제치고 신승했다.

무소속인 김한표 후보는 7.43%, 김승철 후보는 1.16%로 나타났다.

거제는 도내 기초단체장 선거 중 가장 치열한 격전지로 분류됐던 지역이다. 경남 자치단체장 선거에서 결과가 가장 늦게 나올 만큼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박 후보와 변 후보의 표 차이는 387표에 불과했다.

박 후보는 선거 초반부터 국민의힘 후보를 강조했다. 대통령선거 이후 85일만에, 윤석열 대통령 취임 23일만에 열리는 지방선거에서 여당의 힘 있는 후보라는 것을 유권자들에게 각인시키려는 계산이었다. 같은 당 서일준 국회의원(거제)도 전면에 나섰다.

지난 3월 치러진 대선에서 거제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게 44.69%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49.84%의 지지를 보냈다. 이번 지방선거 득표율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었다.

이는 전국의 선거분위기에 투영된 ‘정권견제론’보다 ‘국정안정론’이 표심을 좌우했다는 분석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박 후보는 정치신인이지만 1차 컷오프(공천배제)를 통과하고 경선에서 살아남아 끝내 승리를 이끌어 냈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치열한 경선은 되레 약점으로 되돌아오기도 했다. 컷오프된 김한표 후보가 무소속 후보로 선거에 출사표를 내면서다. 실제 김 후보에게 분산된 표를 단순 합산하면 박 후보는 넉넉하게 1위를 차지할 수 있다.ㆍ

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박 후보는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으로 곤욕을 치렀다. 실제 검찰이 박 후보 측근과 서 의원 사무실 직원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박 후보 측근이 입당 원서와 당원명부 등을 제공받는 대가로 서 의원 직원에게 3차례에 걸쳐 1300만원 상당을 건넨 혐의 등이었다.

선거 막판까지 두 후보는 정책ㆍ공약은 뒷전인 채 서로 깎아내리는 데에만 여념이 없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박 후보뿐만 아니라 변 후보의 ‘조폭 스캔들’ 의혹까지 불거져 나왔다.

박 후보를 돕는 상황도 벌어졌다. 문재인 정부 당시 추진하던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은 지역에서 상당히 예민한 문제로 표심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앞서 거제시민 11만명이 참여한 ‘매각 반대 서명부’가 정부에 제출되기도 했다.

당시 시장이던 변 후보 역시 “대우조선 매각을 고집하는 것은 국내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뿐 아니라 도내 1200여 조선 협력사와 기자재업체 등 지역경제에 심각한 고용위기를 불러오게 된다”고 우려했다.

민주당에서는 ‘현직 프리미엄’을 안은 변 후보를 처음부터 내세워 세를 결집했지만 지역민의 문 정권에 대한 실망과 윤석열 정부 허니문 기간 등의 큰 파도를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박 후보는 당선이 확정된 후 “거제가 얼마나 위기에 빠졌으면 ‘정치 신인인 저를 거제시장으로 선택했을까’라고 생각하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윤석열 정부와 서일준 의원과 원팀을 이뤄 거제 100년을 제대로 디자인해 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거제=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