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태용 국민의힘 김해시장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 되자 소감을 밝히고 있다. © 뉴스1
진보세가 강했던 경남의 낙동강벨트도 이번 6·1지방선거에서 지형도가 바꼈다. 경남의 기초단체장에 국민의힘 후보가 대부분 당선된 가운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봉하마을이 있는 김해시도, 문재인 전 대통령이 낙향한 양산시도 국민의힘 후보가 시장직을 거머쥐었다.
김해에서는 신경과 전문의 출신인 국민의힘 홍태용 후보가 11만4695표(57.28%)를 얻어 3선 연임을 노리던 민주당 허성곤 후보(8만5514표·42.71%)를 누르고 승리했다. 양산에서도 재선 양산시장을 지낸 국민의힘 나동연 후보가 8만1804표(59.82%)를 얻으면서 현 시장인 민주당 김일권 후보(4만8818표·35.7%)를 크게 따돌렸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 봉하마을. © 뉴스1DB.
이번 선거로 인해 국민의힘은 그동안 진보세가 강했던 두 지역을 탈환하는 동시에 국민의힘 홍남표 창원시장 후보까지 당선되며 경남의 보수지형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 반면 민주당은 민주 성지로 여겨졌던 두 지역을 빼앗기며 뼈 아픈 패배를 안게 됐다.
이번 선거결과를 놓고 김해와 양산에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가장 큰 원인은 지난 대선에서 불었던 이른바 ‘윤풍’이 경남의 낙동강벨트에도 거세게 불었다는 해석이다.
양산시장으로 당선된 국민의힘 나동연 후보(가운데)가 환호하고 있다. (나동연 후보 캠프 제공) © 뉴스1
양산의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19대 대선에선 김해·양산에서 문 전 대통령이 홍준표 후보를 크게 이겨 20대 대선에도 이재명 후보가 앞설 것으로 예상했으나 결과는 윤 대통령이 두 지역 모두 이재명 후보보다 앞섰다. 결국 윤풍이 이번 선거에도 영향을 준 것”이라며 “반면 퇴임 후 정치적인 발언을 삼가고 있는 문 전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영향을 기대하기 힘들었는데 이번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도 주목을 끌만한 발언은 없었다”고 말했다.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에 위치한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2022.5.26/뉴스1
이 외 경남의 타 시·군에 비해 진보성향의 유권자가 많은 김해·양산의 투표율이 경남에서 가장 저조한 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김해시는 투표율이 45.8%에 그쳐 경남에서 가장 낮았으며 그 뒤로 양산시도 47%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 당선에 실망한 민주당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적극적으로 투표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경남의 낙동강벨트를 국민의힘이 거머쥐게 되면서 위치상 부울경 메가시티의 중심인 김해·양산의 부울경특별연합 청사 유치 문제도 관심 사항이다. 현 시장이 적극적으로 나섰던 청사 유치 운동을 향후 국민의힘 소속 시장이 어떻게 전개해 나갈 지 주목된다.
아울러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가 다가오는 2024년 총선에서 김해·양산 민주당 3석(김해갑, 김해을, 양산을)에도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