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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 박지현 “3개월, 혜성 같은 시간…아쉬움 많이 남아”

입력 | 2022-06-02 14:02:00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박지현 비대위원장이 취재진을 피해 회의실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지 82일 만에 물러난 박지현 위원장이 “3개월, 혜성 같은 시간이 지났다. 정말 열심히 노력했지만 아쉬움이 더 많이 남는다”며 소회를 밝혔다.

박 위원장은 2일 오후 민주당 비대위 총사퇴 발표회견 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희는 완벽하게 졌다”며 작별을 고했다. 박 위원장 등 총 8인의 비대위원은 이날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박 위원장은 “대선에 지고도 오만했고,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변화를 거부했다”며 “출범 30일도 안된 정부를 견제하게 해달라고 할 것이 아니라, 사람과 시스템을 바꿨어야 했는데, 아쉽게도 그러지 못했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저부터 반성한다. 그리고 책임지겠다”며 “비대위는 사퇴하고 저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했다. 이어 “사람을 바꾸고 혁신을 약속하면 국민들은 다시 우리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며 정치 신인인데도 변화를 약속하고 당선된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을 언급했다.

박 위원장은 그러면서 “국민의 요구에 맞춰야 한다. 당권과 공천에 맞추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과 상식에 맞추는 정치를 해야 한다”며 “특별히 이번에 민주당에 새 희망의 불씨를 만들어 주신 2030여성들께 감사의 인사를 남기고 싶다. 이번에는 졌지만, 아직 우리의 희망을 포기할 때는 아니다. 또 다른 모습으로 여러분과 함께 길을 열겠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3개월여간의 여정을 회고하며 “조금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약자들의 눈물을 닦아 주는 정치를 하고자 민주당에 들어왔다. 3개월, 혜성 같은 시간이 흘렀다. 차별과 격차와 불평등, 청년이 겪는 이 고통은 청년의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믿고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아쉬움이 더 많이 남는다”며 “이예람 중사 특검, 디지털 성범죄 근절, 차별금지법 제정, 장애인 이동권 보장, 산불방지를 위한 근본 대책 마련, 소상공인 손실보상 소급 적용, 방송 노동자 처우 개선 등 성과도 있었지만 마무리 못한 일이 더 많다”고도 했다.

박 위원장은 그럼에도 “작은 희망의 씨앗은 뿌렸다고 생각한다. 이 소중한 씨앗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때까지 키워달라”며 “국민 여러분, 당원 여러분,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안녕히 계십시오”라고 끝맺었다.

대선 기간 영입된 박 전 위원장은 ‘n번방’ 사이버 성착취 문제를 공론화하고, 대선에서 2030 여성 결집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아 비대위원장 자리까지 올랐다. 하지만 선거 막판 ‘86세대 용퇴’ 등 고강도 쇄신론으로 당 내홍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강성 당 지지자들에게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