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6·1지방선거에서 전통적 텃밭인 호남(광주·전남·전북) 3곳의 광역단체장을 석권했지만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들에게 대거 자리를 내주면서 비상에 걸렸다. 3·9대선 때부터 ‘서진 정책’으로 호남 표심 공략을 이어온 국민의힘이 호남 3곳에서 광역비례의원을 배출하는 등 성과를 거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남 22개 시장·군수 등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15곳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목포 순천 광양 강진 진도 무안 영광 등 7곳에서 무소속 후보에게 패배했다. 전북에서도 14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무주 임실 순창 등 3곳을 무소속 후보에게 자리를 내줬다.
당 내에선 전국에서 가장 낮게 집계된 광주 투표율도 심상치 않은 광주 민심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광주 투표율은 37.7%로 2018년 지방선거의 59.2%에 비해 21.5%포인트 낮아졌다. 민주당 호남 지역 관계자는 “일찌감치 민주당 우위로 결정된 선거 판세라 유권자들이 투표장을 덜 찾은 것도 있지만, 대선 패배 후에도 쇄신과 반성 없이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프레임에 갇힌 민주당을 투표 포기로 심판했다는 평가도 있다”고 했다. 나온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광주 투표율 37.7%는 현재의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탄핵”이라며 “국민은 민주당에게 광역단체장 5대 12보다 더 무서운 질책을 주셨다”고 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