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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수준 달라지자 힘 못쓴 ‘빌드업 축구’…벤투호, 큰 숙제 받았다

입력 | 2022-06-02 22:10:00


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 한일월드컵 20주년 기념 평가전 대한민국-브라질의 경기에서 후반전 브라질 네이마르가 패널티킥으로 팀의 세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2022.6.2/뉴스1 © News1

세계 최강 브라질에게 야심차게 도전장을 던졌던 ‘벤투호’의 빌드업 축구가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무대까지 세밀함을 더하고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1-5로 크게 졌다.

한국은 0-1로 뒤지던 전반 31분 황의조(보르도)가 동점골을 넣는 등 전반 중반까지 나름 선전했지만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에게 페널티킥만 2골을 내주는 등 끌려간 끝에 완패했다.

한국은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정예 라인업을 내세웠다.

황의로를 비롯해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튼) 등 유럽파 삼총사가 공격에 나섰고 중원에 백승호(전북), 정우영(알사드), 황인범(서울) 등이 호흡을 맞췄다.

한국은 이전부터 꾸준히 추구했던 빌드업 축구를 통해 브라질과 정면승부를 선택했다. 하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아시아 최종예선에서는 효과를 봤던 벤투호의 색깔이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는 빛을 내지 못했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미드필더 황인범이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브라질과의 친선 경기 후반전 2대1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태클을 시도하고 있다. 2022.6.2/뉴스1 © News1

한국은 빠른 속도로 압박해 들어오는 브라질의 전방 압박에 90분 내내 고전했다.

한국이 골키퍼 김승규부터 차근차근 풀어가려 한다는 것을 브라질은 최전방에 있던 히샬리송과 네이마르부터 강한 압박을 가했다.

우리 수비 진영에서 볼을 잡은 중앙미드필더 정우영이 공을 잡을 때 순간적으로 브라질 선수 2~3명이 에워싸 위험에 처하는 장면이 반복적으로 나왔다.

한국은 전반 25분에도 수비 진영에서 볼을 돌리다가 네이마르에게 빼앗기는 등 ‘벤투호’가 자랑하던 빌드업 축구가 제대로 구현되지 못했다. 후반 시간과 동시에도 김승규가 볼을 놓치며 실점과 다름없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연출됐다.

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 한일월드컵 20주년 기념 평가전 대한민국-브라질의 경기에서 후반전 브라질 네이마르가 패널티킥으로 팀의 세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2022.6.2/뉴스1 © News1

한국은 1-3으로 뒤지던 후반 35분에도 황인범의 패스 미스가 빌미가 돼 브라질에 4번째 골을 허용했다. 순간적인 백패스 실수를 브라질 공격수들이 압박하며 따냈고, 필리페 쿠티뉴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마무리 지었다.

반면 한국의 압박은 개인기가 좋은 브라질 선수들을 상대로 잘 통하지 않았다. 브라질은 가벼운 원투 패스를 통해 탈압박을 하며 비교적 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벤투 감독은 브라질전을 앞두고 “지난 4년 간 특정한 방식으로 플레이 했다”며 “월드컵에서 똑같지 않을 수 있겠지만 기본 골격을 바꾸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브라질전 완패를 통해 한국은 본선 무대에서 강팀들을 상대하기 위해 더 세밀하고 안정된 빌드업 축구를 구사해야 한다는 귀중한 교훈을 얻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