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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손흥민에 ‘청룡장’ 직접 수여

입력 | 2022-06-03 03:00:00

최고 체육훈장… 축구선수 첫 수훈 “코로나 시기 국민에게 감동 선사”
2002월드컵 4강 주역들과 만찬
中포기 내년 아시안컵 개최 제안에 尹대통령 “적극적으로 추진” 지시




윤석열 대통령(왼쪽)이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브라질 축구대표팀의 A매치가 열리기에 앞서 손흥민에게 체육훈장 청룡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일 한국과 브라질 간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A매치)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아 손흥민에게 체육훈장 청룡장을 직접 수여했다. 경기에 앞서 그라운드에서 진행된 훈장 수여식에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2002 한일 월드컵 4강의 주역인 안정환, 박지성 등이 참석했다.

손흥민은 경기를 1시간가량 앞두고 진행된 수여식에 검은색 양복에 넥타이를 맨 정장 차림으로 나와 윤 대통령으로부터 청룡장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손흥민의 가슴에 청룡장을 직접 달아준 뒤 악수를 청했고 손흥민은 허리 숙여 인사했다. 현역 스포츠 선수에 대한 청룡장 수여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해 왔는데 대통령이 직접 주는 건 처음이다. 축구선수가 청룡장을 받은 것도 손흥민이 처음이다. 대통령실은 “손흥민 선수는 국가 위상을 높였을 뿐 아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든 시기에 국민들에게 큰 감동과 자부심을 선사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정부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손흥민에게 청룡장을 주기로 결정했다. 청룡장은 맹호장 거상장 백마장 기린장 등 5가지 체육훈장 중 가장 높은 등급이다.

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평가전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선수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훈장 수여 후 윤 대통령은 서울월드컵경기장 내에서 열리고 있던 2002 한일 월드컵 20주년 기념 사진전을 둘러봤다. 2002 월드컵 멤버인 이영표 강원FC 대표이사의 설명을 들으며 사진을 보던 윤 대통령은 당시 조별리그 첫 경기 폴란드전 사진 앞에서 “내가 폴란드전 보러 부산까지 갔다”며 “(스코어가) 3-1이었나요?” 하고 물었다. 그러자 이 대표는 “2-0이었습니다” 하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스페인과의 8강전 사진 앞에선 “이걸 내가 집에서 봤는데 밖에 나가니 난리도 아니더라”라고 했고, 독일과의 준결승전 사진을 보면서는 “0-1로 졌죠? 열을 받아서 술 엄청 먹었다”며 웃었다. 윤 대통령은 기념 촬영 때 옆자리의 거스 히딩크 전 국가대표팀 감독에게 “광주에 ‘히딩크’ 이름을 딴 호텔이 있는 것 아십니까” 하고 묻기도 했다. ‘히딩크 컨티넨탈 관광호텔’이 광주에 있다.

윤 대통령은 사진전 관람 후 히딩크 전 감독, 2002 월드컵 4강 주역들과 만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 등이 중국이 포기한 2023년 아시안컵 대회를 한국이 개최하는 방안을 제안하자 윤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추진하라”고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 뒤 한국과 브라질의 A매치를 관전했다. 경기 시작 전엔 양 팀 벤치를 찾아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을 격려했다. 브라질 벤치를 떠나면서는 엄지를 세워 보였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