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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13표차 역전 김동연, 민주당 아웃사이더서 단숨에 주류로

입력 | 2022-06-03 03:00:00

[6·1 지방선거 민심]
김은혜 꺾고 경기도지사 당선



2일 접전 끝에 0.15%포인트 차로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를 꺾고 경기도지사 당선을 확정지은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당선인이 한 손에는 꽃다발을 들고, 다른 손으론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가 2일 8913표 차로 ‘막판 역전극’에 성공하며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김 당선인은 6·1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경기도 수성에 성공하며 호남·제주를 제외하면 민주당의 유일한 광역단체장이 됐다. 정치권 아웃사이더로 평가받던 김 당선인이 윤석열 정부 견제와 민주당 개혁 과정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민주당 내 주류로 거듭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역대 최소 표차 신승…“민주당 혁신 견인하겠다”
경기도지사 선거는 2일 오전까지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초박빙 접전으로 이어졌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 패배가 예측됐던 김 당선인은 개표 초반 김은혜 후보에게 5%포인트 이상 뒤처지기도 했다. 줄곧 김은혜 후보에게 뒤지던 김동연 후보는 개표 96.6%가 된 시점인 오전 5시 32분 역전에 성공했다.

최종 개표 결과는 김동연 49.06%, 김은혜 48.91%로 격차는 0.15%포인트(8913표)였다. 김 당선인은 이날 오전 ‘민주당 혁신’부터 약속하며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시작했다. 당선 직후 그는 “민주당의 변화와 개혁의 씨앗을 위해서라도 제가 할 수 있는 바를 다하겠다”는 소감을 냈다. 이어 이날 CBS라디오에서도 “민주당이 지난 대선에서 진 이유는 성찰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제가 민주당의 성찰, 국민 눈높이에 맞는 변화와 개혁을 견인하겠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졌지만 잘 싸웠다’는 등은) 잘못된 생각으로, 만약 그 생각을 한다면 더 깊은 나락에 빠질 것”이라고도 했다.

김동연 당선인의 승리 배경엔 선거 내내 34년간의 공직 경험 등을 전면에 내세운 ‘인물 경쟁력’이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당선인이 민주당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면서 본인의 정책과 인물 경쟁력을 강조하는 데 집중한 게 중도 표심 공략에 도움이 됐다고 본다”며 “선거 막판 김은혜 후보의 재산 축소 논란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했다.
○ 정치권 아웃사이더에서 민주당 신주류로
1957년 충북 음성군에서 태어난 김동연 당선인은 11세에 아버지를 여의고 어려운 유년기를 보냈다.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야간대학을 다니며 1982년 행정고시와 입법고시에 동시 합격했다. 이후 기획재정부 예산실장과 국무조정실장 등 요직을 거쳤고, 2017년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임명됐다. 지난해 새로운물결을 창당해 ‘정치교체’를 외치며 20대 대선에 출마했다가 대선 막판 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후보직을 사퇴했다. 대선 이후 민주당과 새로운물결의 합당이 이뤄졌고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5선 조정식 안민석 의원, 염태영 전 수원시장을 꺾고 후보로 확정됐다.

이번 승리로 김동연 당선인은 단숨에 정치권의 아웃사이더에서 민주당 내 새로운 차기 대선 후보급으로 체급이 올라갔다. 수도권의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경기도정에서 충분한 성과를 보인다면 단숨에 당내 대권 주자로 부상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경기도 내 31개 시장·군수 선거에서 민주당이 9 대 22로 참패한 점은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내 세력이 약한 김 당선인이 이재명 의원과 어떤 관계를 유지할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김 당선인은 경기지사 선거 초반 ‘이재명 마케팅’을 시도했지만 김포공항 이전 공약 등이 논란이 되자 “아무 조율 없이 나온 건 문제”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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