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민심] 4년새 확 달라진 서울 지방권력
6·1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후보에게 모두 승리하는 압승을 거뒀지만 25개 구청장과 112석 시의원 선거에선 ‘견제와 균형’을 기대하는 민심이 드러났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구청장과 시의회를 사실상 ‘싹쓸이’했던 쏠림 현상이 이번 선거에선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 4년 전 대패 설욕한 국민의힘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서울 구청장 25개 중 17개를, 민주당은 8개를 각각 차지했다. 개표 초반엔 민주당 후보들이 두 자릿수를 지키며 강세를 보이는 듯했으나 밤늦게 사전투표함 개표가 이어지면서 서울 지도 곳곳에 ‘붉은색’이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 극심한 쏠림현상 없이 ‘절묘한 균형’
반면 이번 선거에서는 전체 112석을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76석, 36석씩 나눠 가지면서 과거처럼 극심한 쏠림현상이 일어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선 민심이 ‘절묘한 균형’을 이뤄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이 의결정족수인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서 오 시장이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원동력은 확보했지만 일방적으로 시정을 밀어붙이기는 어려운 수준이라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민주당의 ‘검수완박 입법’ 강행에 피로감을 느낀 유권자들이 여야가 서로 견제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어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오 시장이 서울 전역에서 송 후보를 앞섰지만 구청장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8곳을 지킨 것도, 시장과 구청장을 같은 정당의 후보로 뽑으려는 유권자들의 ‘줄투표’ 경향이 옅어졌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으로선 당초 목표했던 ‘20곳 이상 석권’에는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인 셈이다. 오 시장도 이날 서울시청에 출근해 업무에 복귀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구청장 선거 결과에 대해 “(소속 정당이 다른 구청장들과의) 협치에 인색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