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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구청장 찍은 30만명, 송영길엔 표 안줘

입력 | 2022-06-03 03:00:00

[6·1 지방선거 민심]
宋 득표수 25곳 구청장 후보의 85%
오세훈은 국힘 후보들보다 27만표↑
당 아닌 사람 선택 ‘교차투표’ 영향




6·1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의 득표수가 민주당 25개 구청장 후보자 득표수의 8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약 30만 명이 민주당 소속 구청장을 지지하면서도 송 후보에 대해서는 비토를 한 셈이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송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173만3183표를 얻어 39.23%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서울 25개 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들의 총 득표수는 203만8101표로 집계됐다. 송 후보가 민주당 구청장 후보들보다 30만4918표 적게 얻은 것. 반면 260만8277표(59.05%)로 당선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은 국민의힘 25명의 구청장 후보가 얻은 233만4137표보다 27만4140표를 더 얻었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유권자가 당이 아닌 후보의 능력을 보고 투표하는 ‘교차투표’ 양상이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 후보는 25개 구별 집계에서 오 당선인에게 전 지역에서 패배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구청장 선거에서 25곳 중 8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2018년 지방선거에선 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자 민주당도 25곳 중 서초를 제외한 24곳을 ‘싹쓸이’했다.

대표적인 ‘교차투표’ 지역으로 성동구가 꼽힌다. 3·9대선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성동구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패했고, 송 후보도 성동구에서 5만1996표를 얻어 8만4320표를 얻은 오 후보에게 크게 밀렸다. 하지만 성동구청장 선거에선 현역 구청장인 민주당 정원오 당선인이 7만9786표를 얻어 국민의힘 강맹훈 후보(5만8708표)를 꺾고 당선됐다. 서울 지역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 지지자가 구정 성과가 입증된 민주당 후보는 찍으면서 ‘대선 패배 책임론’에 공천 과정에서 잡음까지 노출한 송 후보는 찍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오히려 일 잘하는 구청장을 뽑아달라는 ‘일꾼론’이 송 후보에게 가려진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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