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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병원 총격범, 수술후 통증에 집도 의사 등 사살

입력 | 2022-06-03 07:20:00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 시내 병원에서 1일 발생한 총격사건 현장에서 목숨을 끊은 총격범이 이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환자로 집도 의사를 공격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미국 전역에 충격을 주고 있다.

AP통신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총격 사건은 이날 오후 5시께 털사의 세인트 프랜시스 의료법인의 내털리 메디컬 빌딩에서 벌어졌다.

털사 경찰은 소총과 권총으로 무장한 남성의 총격으로 현장에서 4명이 숨졌고, 총격범 역시 현장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웬델 프랭클린 털사 경찰서장은 2일 총격범은 오클라호마주 머스코지 주민인 마이클 루이스(45)이며 최근 척추 수술을 받고도 통증이 계속된 데 대해 수술을 맡았던 의사에게 앙심을 품고 총격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루이스의 몸에서 발견된 유서에 따르면 그는 5월 19일 숨진 프레스턴 필립스 박사의 집도로 수술을 받고 24일 퇴원했다. 하지만 통증이 계속되면서 그는 병원에 전화를 걸어 여러 차례 불평을 쏟아냈다고 한다.

이 날 병원에 소총과 권총으로 무장한 채 들어간 그는 특별히 필립스 박사를 목표로 총격을 가했다. 동료 스테파니 휴센(48), 병원 접수계 직원 아맨다 글렌(40), 병원을 방문한 외래 환자 윌리엄 러브(73) 등 4명이 현장에서 그의 총에 맞아 숨졌다.

경찰은 첫 신고 후 5분 만에 총격 현장에 출동했으며 총격범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여러 명이 다쳤다고 프랭클린 서장은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총기난사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뉴욕 버팔로의 한 슈퍼마켓에서 18세 백인 남성이 흑인을 표적으로 총격을 가해 10명이 사망했고, 열흘 뒤에는 소총으로 무장한 18세 괴한이 텍사스주 유밸디의 한 초등학교에 난입해 19명의 아이들과 교사 2명을 죽였다.

특히 털사에서 벌어진 이번 사건은 유밸디 희생자들의 장례식이 치러지는 와중에 발생해 충격을 더했다. 이들의 장례식은 지난달 31일 시작해 오는 16일 마무리된다.

미국 전역의 총기 사고를 데이터로 집계하는 비영리단체 총기폭력아카이브에 따르면 이날 병원 총기난사는 올해 미국에서 발생한 233번째 대규모(4명 이상 총에 맞거나 사망한) 총기난사 사건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급증하는 총격사건에 대해 이야기하고 의회에도 총기규제법의 통과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털사 경찰은 총격을 한 루이스의 유서에 따르면 병원에 여러 날에 걸쳐서 여러 차례 전화를 걸고 수술 후의 통증을 호소했으며 5월 31일에는 병원에 와서 “추가 치료”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6월1일 다시 병원에 와서 통증을 호소하며 더 치료를 해 달라고 말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피살된 필립스 박사(59)는 정형외과의 척추 수술과 관절 재건수술 전문의사로 병원 웹사이트에 소개되어 있다. 털사 월드 신문기사에 따르면 그는 의료 프랜차이즈 WNBA의 털사 병원이 타주로 이전하기 전까지 그 병원에 근무했다.

세인트 프란시스 보건시스템의 CEO 클리프 로버트슨 원장은 필립스에 대해 “ 대단한 신사이며 우리 모두가 닮고 싶은모범적인 의사”라고 말했다. 함께 목숨을 잃은 다른 2명도 의료계의 베테랑이라며 “이런 식으로 목숨을 잃는 건 너무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