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7~18일 반도체 장비 협의차 네덜란드 출장길에 오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 측은 전날 해외 출장을 이유로 다음 주부터 2회 기일에 참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검찰의 동의를 확인한 뒤 이 부회장이 불출석한 상태로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 부회장 측은 ‘7~18일 갑작스러운 출장 일정이 잡혀 재판에 출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예정된 증인들이 있어 서면으로 제출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미세공정에 필수적인 EUV 장비는 ASML이 독점 생산하고 있다. 1대당 2000억원 수준의 고가 장비임에도 한 해 생산량이 약 40대에 불과해 물량 확보를 위해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지는 장비 중 하나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에도 ASML 본사를 방문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출장은 이 부회장의 올해 첫 해외 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8월 가석방 출소 후 11월과 12월 미국, 캐나다, 아랍에미리트(UAE) 등 해외 현장 경영에 나섰지만 올해는 한 번도 나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새 정부 출범 후 활발한 대외 활동을 보이고 있는 이 부회장이 해외로 보폭을 넓혀 글로벌 현안을 챙기기 시작하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동안 공개적인 경영 활동을 해오지 않았던 이 부회장이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을 시작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 펫 겔싱어 인텔 CEO를 연이어 만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미국, 일본 등 해외경영 행보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