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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스타트업 in 홍릉] 포토닉스랩인터내셔널 “치과·수의학에서 OCT 활약 기대하라”

입력 | 2022-06-03 12:10:00


엑스선 촬영(X-Ray)과 컴퓨터 단층 촬영(CT, Computer Tomography), 자기공명영상법(MRI, Magnetic Resonance Imagicg) 등 ‘진단 기기’는 우리 몸에 이상이 생겨 검진할 때 활약하는 기술이다. 저마다 장점과 단점이 있기에 진단 부위, 이상의 특징에 따라 이들 기술을 구분해서 쓴다.

이 가운데 최근 각광 받는 기술이 OCT(Optical Coherence Tomography)다. ‘광간섭 단층 촬영 영상’으로도 불리는 이 기술은 근적외선의 산란과 회절, 즉 빛을 특정 부위에 쏜 후 반사되는 양을 토대로 3차원 사진과 영상을 만든다.

의료·바이오 스타트업 '포토닉스랩인터내셔널'은 지금까지 안과를 포함한 의료계, 비파괴검사와 같은 산업 영역 일부에서 쓰던 이 기술을 개량, 활용 영역을 치과와 반려동물 검진 등으로 넓히려 노력한다.

권경수 포토닉스랩인터내셔널 대표


포토닉스랩인터내셔널을 이끄는 권경수 대표는 과거 LG유플러스에서 클라우드 전자 기록 의무 시스템 개발과 구축, LG그룹의 의료기 사업화 TF팀 리더와 LG전자 의료용 모니터와 디지털 엑스선 센서 개발 사업을 맡은 의료 기술 연구 개발의 경력자다. 그가 수십여년 동안 현장에서 일 하다가 주목한 것이 바로 ‘초소형 OCT’다.

OCT는 초음파 진단보다 10배 가량 섬세하게 분해능(사진이나 영상을 자세히 표현하는 능력)을 표현한다. 그 만큼 우리 몸 곳곳의 병변을 촬영해 정밀한 자료를 만들기 좋다. 금속면도 촬영 가능한 점에서는 엑스선 촬영보다 유리하다. 예를 들어, 치아의 임플란트를 엑스선 촬영하면 산란이 일어나 사진 화질이 흐려진다. OCT는 산란이 없어 사진을 선명하게 담는다. 엑스선이나 CT 촬영 시 우려되는 방사선 피폭처럼 우리 몸에 해를 끼칠 요소도 전혀 없다.

단점도 있다. OCT는 기기의 개발과 제작 원가가 너무 비싼 탓에 지금까지 상용화되지 못했다. 대형 병원의 안과나 심혈관 치료 분야에서 대형 OCT 기기를 쓰지만, 이들의 가격은 수억 원에 달한다. 분광계와 간섭계 등 광학계를 정밀하게 설계하고 조립해야 하는 탓이다. 자연스레 기기의 부피도 커진다.

OCT의 활용처. 출처 = 포토닉스랩인터내셔널


권경수 대표는 OCT의 광학계를 광반도체에 일체형으로 집적해서 설계하는 원가 절감 기술을 발견하고 약 4년간 검증을 거쳤다. 빛을 활용해 회로를 구현하는 광반도체를 쓰면 OCT의 광학계를 작게 만들면서 전력 소모량을 줄이고 내구성은 높인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포토닉스랩인터내셔널의 ‘핸디형 OCT’다.

기존의 OCT는 기기 제작과 운용 비용이 비쌀 뿐더러 부피도 컸다. 포토닉스랩인터내셔널의 핸디형 OCT는 무게가 200g 이하여서 한 손으로 들고 쓸 만큼 작고 가볍다. 부피는 작지만, OCT 고유의 성능은 여전하다. 내시경을 포함한 다른 진단 장비와 함께 써도 된다. 본체 크기를 줄이니 OCT의 쓰임새는 더욱 다양해졌다.

핸디형 OCT는 지금까지 기술의 한계상 제대로 진단하기 어려웠던 치과의 치주염, 임플란트 크랙(깨짐) 여부를 잘 알아낸다. 동물을 진료할 때에도 큰 위력을 발휘한다. 지금 동물병원은 동물의 피부병을 검사할 때, 털을 깎고 의료용 테이프로 조직을 떼어내 배양한 다음 검사한다. 그래서 검사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비싸진다. 그럼에도 피부병의 원인이 세균인지 호르몬 불균형인지 상처인지 지금의 방법으로는 알아내기 어렵다고 한다.

기존 OCT와 포토닉스랩인터내셔널의 핸디형 OCT의 차이. 출처 = 포토닉스랩인터내셔널


동물의 피부를 OCT로 검사하면 이러한 수고 없이도 분해능이 정밀한 사진을 찍어 피부병의 원인을 찾는다. 동물의 피부뿐 아니라 발가락 사이 상처도 OCT로 촬영해 이상 유무를 판별 가능하다.

권경수 대표는 핸디형 OCT를 의료 기기처럼 개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장비와 진료·치료 절차를 모은 '진료 프로토콜'로 구성해 보급할 계획이다. 핸디형 OCT로 촬영한 자료를 인공지능 분석, 판독하고 이 자료를 클라우드로 공유하도록 돕는 종합 서비스 형태다.

그러면 의료 기술과 장비의 발전에 따라 핸디형 OCT를 한결 유연하게 대응 가능하다. 프로토콜이 늘고 데이터가 쌓이면, 실시간 영상 판독과 환자 맞춤형 서비스로 발전할 여지도 충분하다. 이제 막 각광 받기 시작한 초소형 OCT 시장에서 포토닉스랩인터내셔널의 기술과 장점을 단기간에 알리는 유효한 방안이기도 하다.

포토닉스랩인터내셔널이 만든 핸디형 OCT


이미 포토닉스랩인터내셔널은 우리나라 치과 대학교와 수의학 대학교, 병원 들과 여러 OCT 프로토콜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아직 OCT의 가능성과 장점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탓에, 핸디형 OCT와 프로토콜이 얼마나 유용한지 나타내는 사례가 적은 탓에 홍보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

권경수 대표는 힘든 와중에 홍릉 강소연구특구의 각종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며 고마워했다. 창업 초기에 그는 대기업에서 일하며 생긴 탄성, 이전과 사뭇 달라진 사업 환경과 진행 방식에 어려움을 겪었다. 홍릉 강소연구특구가 마련한 여러 스타트업 네트워킹 프로그램에 참여한 덕분에 이를 해소했다고 그는 말한다.

권경수 대표는 이 곳에서 회사 평가와 시장 가치를 다루는 전략을 배웠고, 다양한 스타트업의 대표들과 만나 소통하며 지식을 나눴다. 기존 OCT 기술과 소스 코드 등을 함께 연구 개발할 파트너 기업, 치과 의사와 수의학 대학교와의 네트워크, 임상 실험을 도울 설비와 기업도 홍릉 강소연구특구의 도움을 받아 확보했다.

포토닉스랩인터내셔널이 만든 핸디형 OCT


이런 변화를 토대로 포토닉스랩인터내셔널은 2022년부터 핸디형 OCT와 프로토콜 개발과 보급에 적극 나선다. 2023년 독일 쾰른에서 열릴 예정인 ‘IDS2023’에 핸디형 OCT를 출품해 세계 시장으로의 진출 계획도 세웠다. 포토닉스랩인터내셔널은 치과, 피부과나 동물 병원 등 OCT 진단이 큰 가치를 내는 부문에서의 협력이나 공동 연구 제안을 늘 바란다고 밝혔다.

권경수 대표는 “우리나라의 의료 기술, 특히 치과 기술의 수준은 세계 최고다. 치과에서 쓸 OCT 프로토콜 종류를 늘려 우리나라 치과 기술의 수준을 더욱 높이겠다. 반려동물 시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겠다. 치과나 의료 장비 제조 기업과의 협업, 새로운 OCT 프로토콜을 만들려는 기업과의 공동 개발을 늘 환영한다.”고 밝혔다.

동아닷컴 IT 전문 차주경 기자 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