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올라선 키움, 선두 사냥 시동
침착하게 외야 수비 중인 푸이그. 키움 제공
‘형이 왜 거기서 나와?’
프로야구 키움에서 푸이그(32)를 처음 영입할 때만 해도 이런 이야기 나왔다.
사실 푸이그가 KBO리그로 건너오기 전 메이저리그(MLB)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남긴 타자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들 중 누구도 푸이그보다 일반 팬에게 더 유명하지는 않았다.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시절 류현진과 함께 보블헤드 인형을 들고 있는 푸이그. 동아일보DB
‘에이그, 형이 왜 거기서 나와?’
2022년 시즌 개막 후에 한 달이 지났을 때도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재미있는 건 이 홈런 3개가 전부 화~목요일에 열리는 주중 3연전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주중 3연전에는 타율도 0.311(45타수 14안타)을 기록했다.
2022년 프로야구 시즌 개막 후 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은 푸이그. 동아일보DB
‘으이그, 형 이제 거기서 나와?’
홍원기 키움 감독은 5월 10일부터 푸이그를 4번이 아닌 2번 타순에 기용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안 터지자’ 8번으로 다시 타순을 조정했다.
그제야 푸이그는 42타석에서 타율 0.343, 출루율 0.429, 장타력 0.686을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력)를 계산하면 1.175다.
타격감을 점점 끌어올리고 있는 푸이그. 키움 제공
‘형 다시 거기서 나와?’
방망이에 불이 붙자 홍 감독은 2일 안방 경기에서 푸이그를 다시 4번에 기용했다.
푸이그는 3안타를 몰아치면서 팀이 삼성에 6-5 역전승을 거두는 데 일조했다.
시즌 타율은 여전히 0.235지만 최근 15경기에서는 0.302다.
이 15경기 OPS도 0.952로 이제 확실히 외국인 타자 티가 난다.
득점 후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푸이그. 키움 제공
‘형 계속 거기서 나와?’
푸이그가 살아나자 팀도 살아났다.
키움은 이 15경기에서 12승 3패(승률 0.800)를 기록했다. KIA와 함께 이 기간 공동 선두다.
그러면서 6위였던 팀 순위도 2위까지 올라섰다.
여전히 선두 SSG(35승 2무 16패)와는 4경기 차이지만 그렇다고 1위 자리가 마냥 멀어 보이지만은 않는다.
안타를 친 뒤 하늘을 향해 기도 중인 푸이그. 키움 제공
‘형 계속 거기서 나와!’
프로야구가 10개 구단 체제를 갖춘 2015년 이후에는 5월말 순위가 최종 순위와 큰 차이가 없었다. (참고 기사: https://shindonga.donga.com/3/all/13/3388486/1)
그런 의미에서 키움은 올해도 ‘가을 야구’ 무대를 밟을 확률이 높다.
푸이그가 부진한 상황에서도 팀 동료들이 그의 몫까지 대신한 결과다.
키움이 현재 시즌 끝까지 현재 자리 그 이상을 원한다면 ‘야생마’ 푸이그가 본격적으로 힘을 내야 한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