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뇌사에 빠진 30대 여성이 장기기증으로 생명나눔을 실천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김지연 씨(39)가 지난달 25일 충북대병원에서 심장과, 폐, 간, 췌장, 양쪽 콩팥을 기증하고 숨져 6명이 새 생명을 얻었고, 조직 기증으로 100여 명이 혜택을 입었다고 이달 3일 밝혔다.
3년 전 결혼한 김 씨는 주변 사람을 잘 챙기던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했다. 최근엔 어릴 적 가정 형편이 어려워 배우지 못했던 피아노를 뒤늦게 배워 가족들에게 연주해주길 즐겼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달 16일 갑작스러운 두통으로 병원을 찾아 응급수술을 받고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김 씨의 어머니는 3일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딸의 뇌사를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웠지만 생전에 장기기증 의사를 밝혔던 걸 생각해냈고, 사위도 (뇌사 기증에) 동의했다”라며 “기증 수술을 마친 딸의 얼굴이 마치 ‘엄마, 나 잘했지?’라고 하는 것처럼 평안해보였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