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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 리듬 흔들려도 흔들림 없는 ‘2m30’

입력 | 2022-06-04 03:00:00

우상혁, KBS배 육상 우승




1993년 10월 14일 이진택(50)의 점프 이전엔 한국 높이뛰기 선수 누구도 2m30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스마일 점퍼’ 우상혁(26·상무·사진)은 이제 점프의 리듬이 흔들려도 2m30은 넘는다.

우상혁은 3일 경북 예천스타디움에서 열린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남자 대학·일반부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0을 넘어 우승했다. 2위 윤승현(28·울산시청·2m22)과는 8cm, 3위 박순호(22·군산대·2m13)와는 17cm나 차이가 났다. 이로써 우상혁은 이번 시즌 출전한 네 차례 실외 경기에서 모두 바 높이 2m30 이상을 넘었다.

경기장 환경이 조금만 더 좋았다면 우상혁의 이날 기록은 더욱 올라갔을 가능성이 크다. 이날 필드에서 높이뛰기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트랙에서는 여자 일반부 5000m 경기가 열렸다. 이 때문에 우상혁은 도약을 위한 첫걸음을 자신이 원할 때 떼지 못하고 트랙 바깥에서 5000m 주자들이 지나가기를 기다려야 했다. 경기장을 찾은 육상 꿈나무와 팬들의 박수를 유도하기 위해 양팔을 흔들었다가도 손바닥을 펼쳐 보이며 멈춰 달라고 부탁하는 일이 이어졌다.

3차 시기 만에 2m30을 넘은 우상혁은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위기를 돌파하는 것도 좋은 준비”라며 “모든 게 계획대로 되고 있다. 믿고 응원해 주시면 목표를 달성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상혁의 다음 목표는 7월 15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개막하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실외)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