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자존감 수업/부운주 지음/328쪽·1만6800원·그래도봄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뜻하는 자존감은 현대인의 화두다. 남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끊임없이 비교당하는 사회에서 자존감을 지키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일까. 자존감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제목의 책을 서점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다. 특히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자존감을 키우는 방법을 담은 인문학서 ‘자존감 수업’(2016년·심플라이프)은 100만 부가 팔렸다. 자존감을 향한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다.
기존에 나온 책이 감정, 의식 측면에서 자존감을 설명했다면 이 책은 외모와 자존감이라는 주제로 논의를 펼친다. 필자도 어린 시절 남들보다 ‘조금’ 작은 키와, ‘다소’ 풍성했던 다리 털 때문에 괴로워했던 적이 있어서 눈길이 갔다. 저자 역시 학창 시절부터 탈모로 외모 콤플렉스가 심했다고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외모심리학, 신경미학을 공부했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의학, 심리학 지식을 섭렵했다. 이 책은 저자가 모은 외모에 관련한 정보를 한 권에 모은 자존감 회복 안내서다. 왜 많은 사람이 외모 때문에 자존감이 낮은지, 자존감 회복을 위해 어떤 실천을 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외모 스트레스를 사회문화적, 심리학적 특성으로 심도 있게 설명한다.
책에서 설명하는 인간의 뇌 작동 방식은 사뭇 충격적이다. 인간의 뇌는 빼어난 외모를 볼 때 안와전두피질(전두부 표면을 덮고 있는 대뇌 피질) 같은 회로가 활성화된다. 반면 매력적이지 않은 외모를 보면 부정적인 정서, 혐오감과 관련한 뇌 영역이 활성화된다. 한마디로 뇌는 잘생긴 외모를 계속 보고 싶게 하고 못생긴 외모는 회피하게 명령한다. 저자의 말처럼 “사람들이 예쁘고 잘생긴 외모를 선호하고 추한 외모를 거부하는 것은 결국 뇌 때문”이다. 그래도 미의 기준은 저마다 다른 게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절망적인 연구 결과가 있다. 여럿이서 외모 순위를 매기는 실험을 진행했는데 그 일치도가 무려 90%가 넘었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잘생긴 사람이 ‘일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덧붙여 평범한 외모라도 가꾸기 나름이고, 운동과 웃기처럼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자존감 높이는 방법도 소개한다. 무엇보다 인상이라는 게 외모로만 구성되지 않는다는 걸 유념해야 한다고 말한다. 소설이긴 하지만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지략가 방통도 떨어지는 외모를 뛰어난 지략으로 극복하지 않았던가.
손민규 예스24 인문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