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원욱 전략공천위장 주장 李측 “당의 요청으로 출마한 것” 비대위원 “공식의제로 논의 안해”
6·1지방선거 패배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의원과 송영길 전 대표를 겨냥한 책임론이 가열되는 가운데 두 사람의 공천 과정을 둘러싼 때늦은 진실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당의 요청으로 출마하게 됐다”는 이 의원의 기존 입장에 대해 “이 의원의 뜻대로 공천이 결정된 것”이라는 뒤늦은 반박이 나오기 시작하면서다. 이 의원 원내 입성의 절차적 과정을 문제 삼아 전당대회 출마 명분을 약화하려는 것이라는 해석과 함께 결국 불투명했던 공천 논란이 선거 이후까지도 자중지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선거에서 당 전략공천위원장을 맡았던 이원욱 의원은 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전략공천위가 송 전 대표를 (서울시장)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하자, 이재명 의원 측이 비상대책위원회에 ‘송 전 대표를 경선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취지로 연락했다고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또 “전략공천위에서는 이재명 의원의 전략공천도 결정한 바 없다”며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고 싶었던 이재명 의원 뜻대로 비대위에서 돌연 그런 결정을 내린 게 아니겠느냐”고 했다.
또 다른 비대위원도 통화에서 “비대위에서 이재명 의원의 전략공천 여부를 공식 의제로 논의하지 않은 게 맞다”며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이 모두발언에서 이 의원 전략공천 사실을 돌연 발표해 다른 비대위원들이 반발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재명 의원 측 인사는 “이재명 의원은 당시 막판까지 측근 그룹들의 조언을 수렴하며 출마를 고민했다”며 “당의 요청에 따라 무거운 책임을 받아들였다는 것 외에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